<지구촌경제인>‘멋의 왕국’ 佛 LVMH그룹 베르나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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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하는 기업인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회장(48). 사치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그의 LVMH 왕국의 깃발 아래에는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비롯, 루이뷔통, 지방시, 켄조, 셀린, 게르랭, 라크루아, 로에와 프래드, 모에트-헤네시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패션및 가죽제품, 향수와 코냑, 보석세공품 유명 브랜드등이 일제히 도열해 있다. 파리 몽텐가에 본사를 둔 LVMH는 올해말께 뉴욕 57번가에 또 하나의 미국 지사를 건립,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온통 유리로 지어질 뉴욕 마천루 1층에는 루이뷔통 가게가 들어서고 꼭대기층 지붕밑 홀에는 3백㎡넓이에 천장의 높이가 12m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쇼장이 설치된다.

49년 프랑스 루베에서 태어난 베르나르는 최고의 이공과대학인 파리 에콜 폴리테크닉을 졸업했다. 건설부동산업계 사장인 아버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을 즈음인 85년 베르나르는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부친이 경영하던 부삭그룹이 파산하자 이를 싼값에 매입했다.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89년 모에트-헤네시와 루이뷔통간의 합병으로 태어난 LVMH의 경영권마저 장악했다. 루이뷔통은 고급 가방류의 세계적인 브랜드이고 모에트-헤네시는 샹동 샴페인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향수, 헤네시 앤 하이 코냑등의 생산업체로 유명하다.

이어서 같은해 그는 패션계의 디오르와 라크루아 셀린등 유명 브랜드를 차례로 인수했다. 몸집이 작은데 비해 팔다리가 유난히 긴, 귀인의 풍채와 프랑수아 사강의 소설에 등장하는 소년의 앳된 미소를 지닌 베르나르는 평소 말수가 적고 신중하며 사려가 깊어 사람들로부터 호기심과 신비함을 자아낸다.

완벽성을 지향하는 장인의 독특한 창조적 기질과 효율성에 바탕을 둔 조직적인 경영기법, 즉 양립할 수 없는 두가지 요소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나가는 그의 차별화전략은 세계 시장 공략에 적효했다. 프랑스의 여타 기업들이 국내의 고임금 때문에 해외로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 아르노회장은 오히려 자국내 공장 신규건설을 늘리고 있다. 그가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소품종 다량생산에 기반한 고품질 전략. LVMH에 취직한 근로자들은 당장 생산현장에 투입되지 않고 다년간에 걸친 철저한 연수 끝에 최고의 기술자로 길러진다. LVMH가 오늘날 멋과 질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도 제품 하나하나의 완벽성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아르노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살아있는 예술을 보호하고 사람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그것을 즐기게 하는 것이 기업인의 소명”이라고 말한다. 94년 루브르박물관 니콜라스 푸생전에 이어 95년 세잔전, 지난 1월 폐막된 피카소전등도 그가 후원한 문화예술행사였다. <尹性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