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한국인 첫 쿠바공연 김연자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김연자

트롯의 경계를 뛰어넘은 인기가수 金蓮子(김연자). 未修交國(미수교국)쿠바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첫 공연을 가진 김연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일본의 대중가요 엔카(演歌)를 잘 부르는 인기가수 정도였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음을 쿠바공연후 도쿄(東京)로 돌아온 그를 만난 뒤에야 알게 됐다.

지난달 23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국립극장에서 그것도 쿠바국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공연을 가진 김연자는 “쿠바에서 처음 노래한 한국연예인의 기록을 세웠다.이를 두고 일부일본신문에는 한국·쿠바의 수교전단계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그를 지난 4일 긴자도큐(銀座東急)호텔에서 만났을때 그는 의외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겸손해했다.

-어떻게 해서 쿠바공연이 이뤄졌습니까.

“지휘자인 후쿠무라(福村 芳一)씨와 제 남편인 金好植(김호식)사장이 전부 맡아서 했기 때문에 저는 잘 모릅니다.공연기회가 만들어지면 저는 열심히 노래 부르는 것밖에 모릅니다.작년 4월에 쿠바측에서 일단 거절했던 공연을 작년 가을에야 다시 받아들인 걸로 보아 초청자인 쿠바 문화부로서는 일단 모험을 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쿠바측에선 당초부터 제가 한국인이란걸 알고 공연을 추진했고 또한 초청도 한것이지요.”

-이번 공연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성공적이라고 봅니다.이런 식의 공연에서 쿠바사람들이 아시아가수를 본 건 아마도 제가 처음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아바나의 국립극장에서 팝송을 연주한 것도 처음이라 하더군요.그곳 국립극장은 우리의 세종문화회관처럼 주로 클래식위주의 공연을 한다고 들었어요. 관객들은 모두 쿠바인인데 그중에는아르만도 하르트前(전)문화장관도 있었어요.공연이 끝난 뒤 다른 도시들도 순회하면서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도 하더군요.”

-어떤 곡들을 얼마나 잘 노래했기에 前문화장관이 순회공연을 제의했습니까.

“두 시간동안에 16곡을 불렀는데 엔카나 트롯곡같은 동양노래는 한곡도 안불렀어요. 거의가 팝송과 스페인계통의 노래들이었어요.우리말을 섞어서 부른 우리곡은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하여 만든 노래 ‘아침의 나라에서’와 ‘아도로’입니다.특히 ‘아침의 나라에서’를 부를 때는 쿠바인 통역이 ‘이곡은 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제가 부른 노래’라는 설명을 해줬기 때문에 관객들은 모두 한국을 연상했을 걸로 봅니다.게다가 그때 저는 한복을 입고 노래를 했거든요.”

-혹시 정식수교에 앞서 비공식으로라도 한국과 문화교류를 먼저 하고 싶다는 얘기 같은 건 없었습니까.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제말을 오해하지 말고 그대로 들어주세요. 저는 음악이 세계공통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이 공통어를 가지고 각 나라를 다니고 싶어요. 제가 갈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서 노래로써 그곳사람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습니다.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이고 해야할 일이라고 여깁니다. 외교라든지 하는 것은 제가 잘 모릅니다.결과적으로 문화외교에 도움이 됐다면 그것으로 좋을 뿐입니다.저를 초청한 쿠바 문화부가 굉장히 신경을 쓰더군요.일본에서 열쇠고리를 선물로 가져갔는데 거기에는 한국 일본 쿠바 3개국의 국기가 그려져 있었어요.그걸 보더니 한국기와 쿠바기가 나란히 있어서 선물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거예요. 결국 사용 못하고 말았지요.” 일본에서 김연자의 공연일정은 빡빡하다.한달에 20회 정도는 어디에선가 노래를 부른다.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일본전역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그가 8년전에 발표한 곡 “暗夜航路”(암야항로)앨범은 이미 50만장이나 팔렸으며 지금도 찾는 이가 많다.

지난 95년말에 발표한 ‘눈물의 사슬’은 엔카부문 테이프·CD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가요계를 평정했다는 소리를 듣게 해주었다.

김연자는 이처럼 성공을 거두기위해 ‘일본사람이 걸어갈때 뛰어간다’는 마음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현재 김연자는 일본에서 하루 무대공연료로 1억원이상을 받는 초특급 대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로 일본데뷔 10년에 모두 25장의 앨범을 내놓은 그의 포부는 앞으로 1백만장 이상이 팔리는 대히트곡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그일을 성취하기 위해 한국공연을 하지못할 정도로 바쁘다는 김연자는 “노래속에 사는 게 삶의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도쿄=金龍範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