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법 권위자 스포크박사 ‘새로운 식단 제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벤저민 스포크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 핫도그 대신 콩을 갈아 만든 케이크에 사과 잼 땅콩 버터만 발라 먹는 어린이의 생일파티를 상상할수 있는가. 하지만 벤저민 스포크 박사의 새 육아법에서는 아이들을 날씬하고 건강하게 키우려면 그렇게 식사를 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육아에 관한 성서격인 스포크 박사의 ‘육아법’ 일곱번째 개정판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아이가 만 2세가 되면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짤 것을 권하고 있다. 스포크 박사는 올 3월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죽기 수주일 전에 육아법 마지막 판을 출간했다.

지난 91년부터 채식주의를 표방해온 스포크 박사에게는 채식이 그의 건강을 개선하고 생명을 연장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육아법 개정판을 내는 것이 가능했다고 그의 아내는 말했다.

채식은 생의 말년에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택할 수 있는 식단이다. 게다가 헌신적인 아내가 매일 많은 시간을 들여서 정성껏 준비해야 가능한 식단을 과로에 시달리는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서 즉시 채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는 하다.

스포크 박사가 추천하는 새로운 식단에서 단백질 섭취의 주된 원천은 콩, 땅콩, 두부, 밀에서 추출한 단백질 농축제품 등이다.

식단의 구성도 채소류, 영양소가 강화된 식물식품과 칼슘, 철, 아연, 비타민 D와 B12 등이 첨가된 음료를 비롯해 채식만으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미네랄 영양제를 보충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식단도 건강에 해롭지는 않을 것이다.

건강에 매우 좋을 수도 있다.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많이 포함하는 육류를 피하고 채소와 과일로부터 섬유와 영양분을 섭취하면 심장병, 비만, 고혈압, 담낭 질환 등의 질병이 줄어들며 암 예방도 가능하다.

그러나 부모가 스포크 박사의 육아법에 따른 식단을 받아들이려면 자녀들이 영양 부족에 빠지지 않도록 매우 세심한 준비와 전문 영양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게다가 종종 채식위주의 식단을 늘 준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다르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고집이 세고 자기 중심적인 어린이라 할지라도 친구들이 자신이 먹는 것에 대해 놀리는 것 때문에 채식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의 견해 소아 영양 전문가들은 거의 어린이에게 채식을 권하지 않는다. 채식만으로 어린이의 성장과 발육에 필요한 영양소와 에너지를 얻으려면 상당히 많은 양의 식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칼슘과 철분은 우유와 육류로부터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데 채식만으로는 보충이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미국 소아과학회의 영양 자문위원들을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이 완전한 채식 대신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식의 양을 줄인 식사를 대안으로 권한다. 미국 소아과 학회의 영양지침서에 의하면 부분적인 채식 즉, 소·돼지고기 및 닭고기 대신에 어류와 유제품 달걀을 포함하는 것, 또는 유제품과 달걀 채식을 하는 것, 마지막으로 유제품과 채식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들에 대해서 소아과 학회는 부모들이 자녀의 식사와 영양상태에 대해서 늘 주의깊게 관찰하고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채식만을 하는 어린이는 비타민등의 영양소가 부족할수 있으므로 비타민 정제와 비타민 D의 보충을 위해 햇볕을 많이 쬐야 한다. 햇빛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햇볕이 충분치 않아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밖에 다음과 같은 영양소들이 부족할수 있다.

▲칼슘=채식으로는 우유만큼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스포크 박사가 열거한 칼슘의 보충 방법은 칼슘이 강화된 두유, 오렌지 주스와 두부, 말린 콩 요리, 브로콜리, 케일, 양배추 같은 잎푸른 채소 등이다.

▲단백질=콩과 곡류를 매일 섭취해야 한다. 각각의 식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전부 공급해 주지 못한다. 하지만 매끼 콩과 쌀을 함께 먹어야 할 필요는 없고 하루중 어느 끼에든 두 가지가 들어 있으면 된다.

◆그 밖의 문제점들 어린이들에게 채식을 권유하려면 온가족이 채식을 해야 한다. 부모가 햄버거를 먹으면서 아이에게는 두부만 먹으라고 할 수는 없다. 만일 아이들에게 육류를 제한하려면 부모역시 같은 방식으로 식사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채식용 음식을 싸 주어야만 한다.

피츠버그시에서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 레슬리는 자신이 채식주의자인데 9세, 14세인 두 아들에게도 채식과 유제품, 달걀만을 먹이고 있다. 그녀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급식으로 나오는 음식 중 샐러드와 과일만 먹고 나머지는 집에서 싸가고 있다.친구들과 함께 패스트푸드 점에서 무엇을 사먹을 때는 감자 튀김과 샐러드로 배를 채우고 나머지 부족한 영양소는 집에서 나중에 보충한다.

보스턴 시립병원의 아동 행태 전문가인 브라젤튼 박사는 만 2, 3세 아동들은 채소먹기를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채식을 하게 하는 것은 정서적,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할점이 많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잘 따르지 않으면 부모는 압박감을 느끼고 그 결과 아이들도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한 생일 잔치와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채식 아동들은 대부분의 음식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놀림감이 된다. 브라젤튼 박사는 “음식 문제를 더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는 부담감을 느낄 일들이 충분히 많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