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기금추진委 박영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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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금은 21세기 여성들이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새천년을 앞두고 지난 6일 국내 최초의 민간여성기금이 발족한 가운데 한국여성기금추진위원회 박영숙(朴英淑.67·한국사회정책연구소장)집행위원장은 영하의 추위도 잊은 채 각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기금마련에 분주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박씨는 특히 여성기금 집행위원장 이외에도 대통령 부인 이희호(李姬鎬)여사가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설립한 자선단체 ‘사랑의 친구들’의 총재직과 한국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등 1인 3역의 역할을 동시에 맡아 나이를 잊은 듯한 왕성한 활동력으로 후배 여성운동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새 천년에는 여성들의 잠재력이 사회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박위원장은 “그 동안 한국 여성들은 경제발전과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묵묵히 헌신해 왔다”며 “여성들도 이제 사회의 불평등과 편견에서 벗어나 여성의 능력이 국가발전에 동등하게 기여할 수 있는 당당한 주체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성들의 사회참여 수준은 상당히 낮았다는 것이 여성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났지만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 정도는 세계 1백 2개국 가운데 83위에 불과할 정도라는 것.

박위원장은 “여성문제는 더 이상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1천억원의 여성기금조성 사업은 새 천년 ‘여성시대’를 열어가는 실질적인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1백9개 여성단체로 발족한 한국여성기금은 22일 현재 참가단체가 1백60여개로 늘어날 정도로 각계의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70년대 박위원장과 YWCA연합회에서 선후배 사이로 활동했던 이희호여사도 명예위원장을 맡아 기금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서 1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무리한 사업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박위원장은 “여성기금은 대규모의 기업 기증 기금보다는 개인들이 내는 1만원 모금운동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며 “새 천년을 앞두고 선배 여성들이 후배 여성들을 위해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기금은 여성의 경쟁력 제고사업, 노동자·농민·매매춘 여성 등 소외계층 여성들을 위한 각종 사업, 국제협력 전문가 양성사업 등을 지원하게 된다.

또 여성들의 사회교육장으로 활용될 가칭 ‘한국 여성의 전당’건립 계획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태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