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비 늘리고 국방비 줄이고

‘국방비는 줄이고 사회복지비는 늘리고, 황우석 교수 지원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145조7000억원 규모의 2006년 예산안에서 국방비 등 1조9000억원을 삭감하고 사회복지비 등 1조원을 증액해 총 9000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새해 예산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144조8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예산안=새해 예산안의 특징은 불요불급한 예산 3조원 정도를 줄여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비, 쌀비준 후속 농민대책, 폭설피해 복구비 등 내년도 긴급한 지원 분야로 돌린 점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형헬기(KHP) 사업 등 효율성이 검증되지 않은 전력투자비를 중심으로 국방 예산 3500억원을 삭감했다. 국방 예산은 9.8% 증가율에서 8.1% 증가로 줄었다. 사회복지 예산은 정부 제출 규모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한 56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증가율도 당초 10.8%에서 13%로 늘려 총지출(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 221조4000억원) 증가율(6.5%)의 2배에 달했다.

쌀협상 비준안 통과 이후 농민들의 쌀 가격 보전을 위한 직불금 등 후속 대책으로 7200억원이 늘어났고, 호남 지역 폭설 대책 예산도 1800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1300억원에 이르는 각 부처 홍보 예산은 거의 그대로 살아났다. 한나라당이 삭감을 강력 주장했던 남북협력기금은 1500억원 삭감된 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금년 수준으로 동결됐다. 황우석 교수 연구 지원 관련 예산은 모두 삭감돼 ‘제로’가 됐다. 황 교수 개인에게 지원되는 예산 30억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에 반영됐던 세계줄기세포 허브 관련 예산 40억원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해 순삭감된 1조5000억원은 세입 예산에서 감세하지 않고 대신 9조원에 이르는 내년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는데 사용키로 했다.

◈법안=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주요 법안 중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은 8·31부동산대책 관련 법안들이다. 당장 종합부동산세는 내년부터 주택의 경우 세대별로 합산해 6억원 이상이면 종부세 대상이 된다. 1세대 2주택자는 2007년부터 주택 양도시 양도세가 50% 단일세율로 중과된다. 지방세법이 통과되면 개인간 주택 거래시 거래세가 1%포인트 인하된다. 기반시설 설치 수요를 유발하는 건축행위에 대해 부담금을 물리는 기반시설부담금법도 통과된다. 이외에 이라크파병 연장 동의안과 내년 1월 개청하는 방위사업청의 모법인 방위사업법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 관련 법안인 제주도행정체제 등에 관한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도 처리된다.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은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처리가 미뤄졌다.

김충남·김남석기자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