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자동이체 캠페인, “불우이웃 돕기 기부 어때요”

‘묻혀 있던 푼돈으로 사랑의 손길을 전하세요.’

환급 조치중인 교통안전분담금을 이용한 시민단체들의 기부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교통안전분담금은 지난 2001년말까지 운전면허 취득, 적성검사, 자동차 신규등록 및 정기검사를 할 때 4~7년치를 한꺼번에 내던 일종의 준조세다. 정부는 이 제도를 폐지하면서 미리 냈던 교통안전분담금을 환급해주고 있지만, 국민들이 잘 찾아가지 않아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계좌에 600억원이 넘는 돈이 잠자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소액(50~1만9200원) 환급금에 국민들의 관심이 적은 것에 착안, 대신 환급받아주고 자동이체를 통해 기부금으로 전환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통안전분담금 환급금을 이용한 기부 운동의 원조격은 기독교계열 자선단체인 한국사랑밭회다. 이 단체는 지난 2004년부터 기부받은 환급금을 이용해 불우이웃을 돕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돈은 2억8000만원 가량으로 노약자·어린이 보호시설 운영, 결식노인 식사제공 등에 쓰고 있다.녹색교통운동은 지난 9월부터 홈페이지와 거리 캠페인을 벌여 교통사고 유자녀 후원금을 모으는 운동을 진행중이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만 200여만원의 환급금을 기부금으로 전환했다. 한정민 유자녀지원팀장은 “교통사고가 운전면허 소지자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에서 이 돈을 교통사고 자녀와 유자녀를 위해 쓰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세이브더칠드런도 이달부터 같은 방법으로 300만원 가량의 결식아동후원금 및 피학대아동치료비를 모금했다. 이지철 사업기획팀장은 “기부자가 직접 계좌번호와 주민번호 입력 등 ‘적극적인 기부 행동’을 하면서도 묻혀 있던 돈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이 캠페인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안전분담금 환급 기간은 지난 2003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당초 2002년말에서 2006년말로 연장됐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