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상호’ 손님도 많이 몰린다

‘잘 지은 이름, 성공창업의 절반이에요.’창업자들이 가장 고심하는 것 중 하나가 상호(商號)결정이다. 톡톡 튀는 이름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강한 인상을 남겨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창업업계에 부는 상호 ‘패러디’ 바람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자성어 ‘위풍당당’을 패러디한 치킨점 ‘위풍닭닭’, ‘한번 와 달라’는 메시지를 재치있게 표현한 주점 ‘와바’와 ‘다시와’, 인기만화 ‘광수생각’을 패러디한 횟집 ‘광어생각’ 등이 재밌는 상호로 고객의 시선을 붙잡는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하지만 재치 넘치는 상호만으로 성공창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안정훈 창업경영연구소 이사는 “엇비슷해 보이는 간판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이름은 창업의 첫걸음과 같다”며 “하지만 이름 못지않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는 물론, 아이템과 서비스의 차별화에도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체 2곳을 만나보자.

‘바다를 그대 품안에’- 싱싱한 활어회·알싸한 초밥

트럭에 대형 수족관을 싣고 다니는 이동식 횟집이 창업시장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1.4t 트럭에 수족관과 조리시설을 갖추고 언제, 어디서든 각종 활어회와 초밥을 판매하는 ‘바다를 그대 품안에(www.allsea.com)’가 주인공. 야유회나 회갑연, 시골장터, 아파트 단지의 일일장터 등을 누비고 다니는 ‘바다를 그대 품안에’는 점주가 운전사, 횟집주인, 요리사의 1인 삼역을 담당한다. 냉각기가 차량에 설치돼 있어 한번 공급받은 횟감은 1개월 이상 신선도를 유지한다.

차량에 횟감의 껍질을 벗기는 표피 제거기, ‘세꼬시’와 오징어회를 써는 세절기, 무균 처리장치, 폐수 처리장치 등이 설치돼 누구나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조성우 해저랜드 대표는 “전직 횟집 주방장이나, 포장마차를 운영한 경험자들의 무점포 창업아이템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해산물 공급은 인천 연안부두와 하남시 해산물도매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해산물 공급은 오랫동안 대게 도매업에 종사했던 조 대표가 직접 맡는다. 공급가격이 저렴해 마진율은 일반 횟집보다 60% 이상 높다.

경기 하남에서 해저랜드를 운영하는 김성근(42)씨는 하루 평균 15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다를 그대 품안에’의 창업비용은 기술이전비 350만원, 시설비 1950만원, 특수장비비 600만원, 차량구입비 1600만원 등 4500만원 선이다. 02-516-4246

‘짱구야 학교가자’- 학창시절 아련한 추억 ‘자극’

학교형 퓨전선술집 ‘짱구야, 학교가자(www.jjang9.co.kr)’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학창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짱구야, 학교가자’는 재치넘치는 상호에 태극기가 날리고 종이 울려 퍼지는 내부 장식으로 경쟁이 치열한 주점시장에서 차별화전략을 시도중이다.

우선 술집 안으로 들어서면 검은색 교복을 입은 종업원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칠판, 백묵, 옛날 교과서, 교련복, 출석부, 난로 등 기억 속에만 아스라이 남은 학창시절의 풍물들이 실내를 장식하고 있다. 매장 한쪽에 걸린 ‘많이 먹고, 빨리 가자’라는 급훈과 출석부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메뉴판도 고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두부 스테이크, 오뎅탕, 낚지볶음 등 50가지가 넘는 메뉴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안주값(4000~6000원대)도 장점이다.

모든 메뉴는 조리학과 교수와 20년 경력의 호프집 주방장 등 창업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맛과 원가, 음식을 만들어 테이블에 내놓는 시간 등 3가지 고객만족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이휘열 대표는 “기존의 선술집과 차별화하기 위해 30~40대들에게 70~80년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학교형 선술집을 개발했다”며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매장의 이미지와 인테리어도 고객이 매장을 찾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짱구야 학교 가자’의 창업비용은 점포 임대비용을 제외하고 20평 기준에 4000만원 선이다. 02-427-8108

김상훈기자 s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