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요리주점 차별화로 고객 지갑 연다

주류전문점은 늘 수요가 넘치는데다 유행도 덜 타기 때문에 영업 생명력이 긴 업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타깃 고객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차별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하기도 쉬운 업종이다.

최근 주점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다양한 요리에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퓨전 요리주점이다. 요즘 창업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있는 퓨전 요리주점의 대표주자들을 살펴본다.

출석부 메뉴판… 학창시절 추억 자극

‘짱구야 학교가자’

퓨전선술집 ‘짱구야 학교가자(www.jjang9.co.kr)’는 70~80년대 정겨운 학교의 풍경을 되살린 인테리어로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칠판이 눈에 들어온다. 교복을 입은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으면 완장, 옛 교과서, 교련복 등이 아련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회상케 한다. 출석부 모양을 본떠 만든 메뉴판에는 1분단부터 4분단까지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가 빼곡히 적혀 있다.

두부 스테이크, 오뎅탕, 낚지볶음 등 50가지가 넘는 메뉴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안주값(4000~6000원대)도 장점이다.

모든 메뉴는 조리학과 교수와 20년 경력의 호프집 주방장 등 창업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맛과 원가, 서빙시간까지 3가지 고객만족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창업비용은 점포 임차비용을 제외하고 20평 기준에 4000만원선이다. 02-427-8108

日선술집에 한정식집·중식당 분위기

‘조치조치‘

해물퓨전 포장마차를 지향하는 ‘조치조치(www.jochijochi.co.kr·사진)’는 일본의 전통 선술집에 한국의 한정식집, 중식당의 분위기까지 아시아 3국의 주류 문화를 모두 담았다.

술잔이나 술병, 쟁반 등도 일본이나 중국 현지에서 직수입해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메뉴에도 3국의 전통을 살렸다. 메뉴는 새우, 꽁치, 참소라, 복어, 갑오징어, 도미, 참치 등의 해산물을 이용한 90여가지의 해산물로 구성했다.

해산물 위주의 메뉴 덕분에 가족단위 고객이나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 역시 7000~1만5000원선으로 저렴하다. 본사가 거의 전메뉴를 가공하고, 포장해 가맹점으로 보내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음식조리에 손이 많이 가지 않아 운영이 수월하다.

조치조치의 가맹점 개설 비용은 30평 기준에 임대료를 제외하고 7000만원선이다. 02-3473-4646

깔끔·독특한 요리… 재미난 메뉴 이름…

‘마실’

퓨전 주점인 ‘마실(www.gomasil.net)’은 주점업계 최초로 본사가 직접 개발한 해물요리를 선보였다.

20여가지 재료로 만든 달콤한 소스와 새콤한 맛이 어우러진 해물초무침 등 20가지가 넘는 해물요리가 최고 인기메뉴다. ‘기운나게 땀나는 매운 노가리찜’, ‘꼬리먹고 불끈불끈 힘센 장어구이’와 같이 재미난 이름의 메뉴는 고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중년 고객층이 자주 찾는 옛날 도시락은 밥과 야채에 참기름을 넣고 비빈 후 계란을 얹어줘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백색과 적색의 원목을 대비시킨 실내는 벽난로와 통유리 같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한 멋까지 더해 절로 ‘술맛’이 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마실은 깔끔하고 독특한 요리와 펜션스타일의 인테리어 외에 주방장이 직접 손님이 앉은 테이블로 기본안주로 계란프라이를 서비스 해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02-3666-5092

한국인 입맛에 맞게 세계 요리 퓨전화

‘오뎅사께‘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일식과 중식, 동남아식 등 세계 각국의 유명한 요리를 퓨전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본사의 조리개발팀이 수시로 일본, 중국, 태국 등 동남아 각지를 돌며 현지에서 소문난 맛집을 찾아 다닌 것이 비결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개발해 3개월마다 메뉴의 80%를 교체한다.

또 손으로 직접 만든 수제오뎅만을 고집한다. 이신천 대표는 “어묵의 국물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조리법을 배워왔다”고 말했다. 오뎅사께의 또다른 장점은 적은 투자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

10평 내외의 좁은 공간이라도 충분하며 설비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또 주방장이 없어 인건비 부담이 적고 밑반찬이 필요없어 음식물 쓰레기 부담도 덜하다. 공간 효율이 좋고 회전율이 빠르다 보니 수익률도 높다. 창업비용은 10평 기준 3310만원이다. 02-525-4949

김상훈기자 s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