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돈벌이’ 거짓 교육 서글퍼”

“할머니들이 돈을 벌기 위해 위안부를 자청한 것으로 잘못 생각했어요.”(일본 대학생)

“우리의 아픈 과거를 듣겠다고 일본에서 찾아왔다니 기특하네.”(위안부 할머니)

10일 오후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에 자리한 ‘나눔의 집’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대학생들과 함께 인절미를 만들고 있었다.

“할머니 건강하세요”하고 외치며 떡메를 치는 일본 대학생들의 환한 표정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주름진 얼굴에도 웃음꽃이 폈다. 이옥선(80) 할머니는 “학생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함께 놀아주니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다”며 “특히 우리의 역사를 알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일본 학생들이 마냥 기특하다”고 했다.

위안부 할머니 9명이 살고 있는 ‘나눔의 집’에는 지난 7일부터 ‘평화의 길(Peace Load)’ 행사가 진행 중이다. ‘나눔의 집’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 한국과 일본의 아픈 과거사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매년 두 차례씩 마련하는 자리다.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일본에서 17명, 한국에서 26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할머니들과 젊은이들은 5박6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떡도 만들고 윷놀이도 하고 찜질방도 함께 간다. 11일 저녁에는 삼겹살 파티도 예정돼 있다. 틈틈이 진행되는 토론회 시간에는 한·일 학생들이 할머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옛날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할머니의 얘기는 늘 가슴을 저민다.

일본인 대학생 야마시타 도모코(여·24)씨는 “할머니들을 괴롭힌 사람들이 일본인 선조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글퍼졌다”고 말했다. 또 가나야 도시히데(25)씨는 “예전에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돈이 필요해서 차정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이곳에 와서 할머니들의 얘기를 직접 듣고 나서 할머니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강제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19세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김순옥(85) 할머니는 “모든 일본인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루 빨리 일본 정부가 공식 사과하고 보상을 실시해 슬픈 과거를 잊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조유미(여·24)씨는 “가깝고도 먼 이웃인 한·일 양국이 전후 세대들끼리라도 평화와 공존을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