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이론으로 본 ‘核 경쟁’ ‘억지론’ VS ‘공포의 균형’

지금 공식 핵 클럽 가입국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강대국들이다.

하지만 1974년과 1998년에 원폭실험에 성공한 인도와 파키스탄, 이번에 핵실험을 한 북한까지 치면 핵 보유국은 8개국에 이른다. 북한의 핵 보유는 특히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핵 개발 도미노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핵개발 경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억지론’과 ‘상호억지론’이 있다.

◆억지이론(deterrence theory) = 현존하는 국제정치의 질서를 표현하는 보편화한 군사 이론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황’의 기초인 ‘핵 억지력’의 규명은 전후 국제정치의 본질을 규명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미 핵 억지력이라는 단어는 국제정치사나 군사에서 전쟁 억지와 같은 술어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정보전 개념으로 억지이론의 효용성이 반감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이론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핵억지력은 ‘핵전쟁이라는 상황에서 핵의 사용을 통해 전쟁에서 획득할 수 있는 이익보다도 적대적인 상대국의 반격에 의해 받는 피해가 같거나 크다고 예상될 때에 이를 상대에게 이해시킴으로써 그러한 적대적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상호억지론과 ‘공포의 균형’ = 억지이론은 미국의 초기 핵전략처럼 압도적인 우위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최대한 억지론’에서 출발, 구 소련의 핵전력이 강해진 뒤 형성된 ‘상호억지론’으로 발달됐다.

프랑스같이 소규모의 핵 전력으로 대국에 큰 피해를 줌으로써 핵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는 ‘최소한 억지력’도 있다.

뒤의 두 개는 가상적국으로부터 1차 핵공격을 받고 남은 핵무기로 적국을 공격해도 충분한 보복을 가할 수 있는 ‘2차타격(second strike) 능력’의 보유를 전제로 한다. 이는 ‘상호확증파괴’를 통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유지하는 길이 되는 셈이다.

상호억지는 힘의 우열이 분명한 경우에도 성립한다는 점에서 ‘세력 균형’(balance of power)과는 다른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가공할 힘을 지닌 적국(미국)의 공격을 막는 수단으로서의 상호억지론에 근거한 것이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