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행자부는 우선 폐지해야”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4일 서울대 ‘정책&지식 포럼’에서 발표할 ‘미래정부론’을 통해 참여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부조직의 대대적인 통폐합 방향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재조명되면서 정부 각 부처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늦지 않았으니 미래를 준비하자”고 역설했다.

◆폐지해야할 부처=김 교수는 우선 폐지해야 할 부처로 국정홍보처,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등을 꼽았다. 그는 국정홍보처에 대해 “홍보가 실재와 이미지를 뒤바꿔 국민이 현혹되면 국민만 손해본다”고 지적했다. 또 행정자치부의 경우 “조직 등 기능의 일부는 중앙인사위원회로, 자치업무는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야 한다”며 “사실상 중앙에서 할 만한 일은 교부세 등을 통해 자치단체를 통제하는 것뿐인데 이런 전근대적인 관례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행정자치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폐합대상 부처=김 교수는 통폐합해야 할 부처로 외교통일부(외교·통일), 교육과학부(교육·과학), 산업부(정보·기술·산업), 복지부(보건·복지·여성·가족·노동), 자원부(농림·수산·해양) 등을 들었다. 또 신설해야 할 부처로는 국토안전부(경찰청·재난방재청·교통청), 공공주택부(건설청), 교육과학부 소속의 우주청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부동산 정책의 난맥을 반영, 일관성 있는 주택·부동산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공공주택부를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김 교수는 또 “이 같은 통폐합은 정부기능과 공무원 수의 축소를 동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남발되는 대통령 자문위원회도 줄여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래의 성숙한 한국사회에 걸 맞은 미래 정부의 진정한 모습이 탄생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래 정부는 국민이 믿고 존중하는 정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부, 국내외로 떳떳하고 반듯한 정부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법무부, 국방부, 환경부, 기획예산처, 법제처, 국가보훈처 등은 존속시켜야 할 부처로 꼽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문화부의 경우 관광 관련 업무는 관광공사로, 체육은 체육회로 이관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 기능 축소=김 교수는 이 같은 정부 부처의 변화는 새로운 미래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각 지자체는 전체 대한민국의 종속된 일부가 아닌 독자적인 자치단체로서 기능해야한다”면서 “중앙 정부는 이 같은 자치단체들을 연결해 통합할 수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미래는 땅과 돈을 중시하는 지본·자본사회에서 머리를 쓰는 창조적인 업무가 중시되는 뇌본·창조사회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에 따라 “정부는 창조적인 일에만 치중해야지 복지콜센터 등과 같은 단순 업무는 민간단체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부 기능의 축소를 주장했다. 그는 또 “우주공간, 사이버 공간으로 인간활동의 영역이 무한대가 되면서 정부의 역할은 자연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