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비스타 ‘인권침해’ 논란

6일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비스타는 자녀들이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에 노출되거나 과도한 게임을 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자녀보호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부모가 자녀용 컴퓨터 접속 아이디를 부가 한 후 제어판에서 자녀보호를 설정하면 작동한다. 자녀는 이 아이디로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 부모는 주니어용 사이트 등 사용가능한 웹페이지를 지정하거나, 자녀의 상세한 사용내역을 확인 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다.

기자가 직접 자녀보호기능의 보고서 만들기 기능을 실행해본 결과 ‘방문한 상위 10개 웹사이트’를 비롯해 ‘웹검색’ ‘게임’ ‘전자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미디어’ ‘파일다운로드’ 등의 메뉴가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들 개별 메뉴를 누르면 자녀가 메일과 메신저로 주고 받은 내용, 최근에 다운로드 받은 파일, 방문한 웹사이트와 이용시간을 상세히 알려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음란물사이트 등의 방문을 막는 보안소프트웨어가 있었지만 OS에서 감시, 감독기능을 탑재한 것은 처음이다.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부모들이 자녀의 게임시간을 사전에 제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과 교수는“정보인권을 침해하는 자녀보호 기능은 청소년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며 “예방이 아닌 사후감찰, 검열은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부모자식간의 불신감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홍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보인권국장도 “이 기능은 자녀뿐 아니라 공용컴퓨터에서 타인에 대한 감시방식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자녀보호기능이 실행되면 하단 작업창에 관련 아이콘이 떠서 감시된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향후에 인터넷 지식검색사이트에 자녀보호 프로그램 해킹에 관한 문의가 쏟아지겠지만 쉽게 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현기자 noyom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