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거리가 1000㎞에 이르는 지상 공격용 크루즈미사일을 탑재, 핵시설 등의 장거리 정밀타격능력을 갖춘 배수량 3000t급 중(重)잠수함을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장보고Ⅲ 사업이 올해말부터 본격화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김장수 국방장관 주관으로 제16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장보고Ⅲ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확정했다.
사업비 2조5000여억원을 들여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잠수함 3척을 1차로 확보, 잠수함사령부를 구성하게 되면 한국은 세계 12번째 잠수함 개발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어 2021년부터 2029년까지 척당 7100억여원의 중잠수함 6척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잠수함 강국인 중·일·북한과의 ‘물밑전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방위사업청은 최근 독일 하데베(HDW)사와의 214급 잠수함 6척 추가도입(장보고Ⅱ)사업 협상과정에서 ‘어뢰발사관 개폐기술’등 중잠수함 개발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인 무기탑재 기술 등을 이전받기로 했다. 더구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해 10월 사정거리 1000㎞의 함대지(艦對地) 크루즈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도 잠대지(潛對地) 크루즈미사일 독자개발의 희망을 부풀리게 하고 있다. 방사청은 다음달부터 중잠수함 설계기술 업체 경쟁입찰에 착수, 오는 10월까지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중잠수함 핵심기술 독자개발 = 군사전문가들은 중잠수함 개발의 열쇠는 ‘어뢰발사관 개폐기술’과 중잠수함용 축전지인‘공기불요(空氣不要)기관(AIP) 연료추진체계’ 기술 확보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HDW사는 그동안 214급 잠수함 3척을 확보하는 장보고Ⅱ 초기사업에서 건조설계기술은 이전했지만 무기탑재기술 이전을 거부해왔다. 군 관계자는 17일 “최근 214급 6척 추가사업에서 HDW사와 어뢰발사관 개폐기술 등 중잠수함 기술에 핵심적인 무기탑재 기술을 이전하는 데 동의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어뢰발사관 개폐기술은 깊은 수심에서 어뢰발사관 뚜껑을 여닫는 고도의 기술이다.
◆동북아 잠수함 물밑전쟁 = 한·중·일과 북한은 전략무기인 3000t급 중잠수함과 핵잠수함 개발경쟁을 벌이며 치열한 ‘물밑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1~2달전 대륙간 핵탄도탄 탑재가 가능한 핵 전략잠수함 진수식을 해 동북아 잠수함 전쟁에 불을 붙였다. 일본은 2008년 AIP 연료추진체계를 갖춘 16SS급(배수량3800t) 최신형 디젤잠수함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어 한국과의 잠수함 기술 격차를 10년이상 벌려놓고 있다. 북한 역시 로미오급(1800t) 22척을 주축으로 상어급(300t) 21척, 200t급이하 잠수정 45척 등 세계에서 가장 잘 훈련된 최정예 잠수함 부대를 운영하며, 2004년 77척에서 2년새 88척으로 11척을 증가시키는 등 잠수함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