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한국 무관심 ‘심각’

미 의회관계자들은 정당에 관계없이 한국정부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 의회에서 한미관계는 미일관계에 압도당하고 있으며 한국은 북한 핵이나 미사일문제 때문에 언급되는 정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일 위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래 한·미 관계에 대한 의회의 태도’ 보고서에 따르면 “공화·민주당 관계자 모두 남한의 햇볕정책에 대해 너무 관대하고 순진할 뿐 아니라 위험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일방적 햇볕정책 너무 순진” = 제이슨 포레스터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의회 의원들 , 12명의 보좌관 등 수십 여명 면접조사한 결과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쪽도 대북 포용정책에 찬성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북한과 직접대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조차 한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돈을 지불하거나 유인책을 쓰는 데 비판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측 한 관계자는 “만약 한국 정부가 10년 후에도 기존의 대북 정책을 고수하면서 계속해서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면양국 관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한국 언급은 북한때문” = 보고서는 이에 따라 양국 정부, 양국 의회간 양국관계의 미래에 대한 깊은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큰 영향력을 지닌 상·하원의 군사위원회, 외교위원회, 상원 재무위원회, 하원 세입위원회의 유력 의원들에 대한 한국측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년간 국방 분야에서 일한 공화당 상원의원 보좌관은 “한·미 동맹이나 한국에 관한 주제가 그 자체로 논의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항상 북한 문제와 연관된 것이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의회에서 큰 관심이 될 뿐이며 북한 문제는 한·미 동맹 이슈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이라크 파병도 잘 몰라” = 뿐만 미 의회 관계자들은 한국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기여에 대해서도 잘 모르며 특히 아프간 파병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하지만 미 의회는 중국의 부상 때문에 한국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모든 응답자들이 한·미 관계보다 미·일 관계에 훨씬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한 보좌관은 “일본은 한국보다 10배 이상의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