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헤드헌터社에 몰리는 학력조회

“업무가 마비 될 정도예요”

한국사회에 ‘허위학력’파문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헤드헌팅 업체인 엔터웨이가 해외학력, 경력 검증 조회 서비스를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22일 “서비스를 시작한지 보름여만에 400여건의 문의가 학계와 기업으로 부터 쇄도하고 있다”면서 “개인자격으로 문의를 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벌써 학위조회를 마친 건도 여러건”이라고 덧붙였다. 다행(?)스럽게도 가짜학력으로 밝혀진 경우는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제공하는 검증 절차를 거쳐 가짜학력이 밝혀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검증을 받는 사람의 ‘동의’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 가장 많이 걸려오는 전화내용도 ‘본인동의 없이 몰래 학위조회가 가능한가’라는 것이다. 해외학위 조회에 당당히 응한 경우는 대부분 진짜 학력의 소지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 이 서비스가 가지는 맹점이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본인의 동의없이 학력을 조회하는 일은 사실 흥신소에서 하는 일이나 다름없다”며 “한국에서 비밀리에 학력조회를 받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의 학교기관 등에서는 반드시 본인의 동의절차를 필수요건으로 정하고 있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만약 소속된 학교나 회사로부터 검증의 대상이 된다면?’ 검증을 당한 사람이 검증을 의뢰한 학교나 회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실제로 검증이후 상황을 우려해 문의만 하고 검증의뢰를 하지 못하는 학교기관들도 있다고 한다. 지위가 높은 저명인사일수록 검증이 더 힘들어 질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런 모든 상황을 예견한 때문인지 이 회사와 같은 ‘틈새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는 헤드헌팅업체들이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방승배 경제산업부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