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황제’ 슈마허 ‘총알택시’ 직접 운전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38)가 ‘총알 택시’ 운전사로 깜짝 데뷔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슈마허는 지난 8일 독일 게휠츠에서 코부르크 공항까지 택시를 직접 운전, ‘F1 챔피언’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실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독일 태생의 슈마허는 F1에서 종합 우승을 7차례나 차지한 전설적 인물로, 지난해 은퇴한 뒤 스위스에서 살고 있다.

슈마허가 불법일 수 있는 택시 운전에 나선 것은 바로 비행기편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슈마허는 이날 부인과 자녀 2명과 함께 ‘에드’라는 이름의 호주산 셰퍼드 애완견을 새로 분양받기 위해 코부르크에서 30㎞ 떨어진 게휠츠에 들렀는데,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슈마허는 택시기사 툰케르 일마즈에게 “내가 운전하겠다”고 정중하게 요청했고, 본의아니게 ‘총알 택시’ 운전사로 변신하게 됐다.

일마즈는 이날 독일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자신이 손님 자리에 앉아있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면서 “직접 목격한 슈마허의 운전 솜씨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으며 절대 불가능할 것 같은 코너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마허는 이날 ‘황제’답게 소형 밴 택시인 ‘오펠 비바로’를 최고 속도인 시속 163㎞까지 밟았고, 스위스로 돌아가는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일마즈는 전했다.

또 슈마허는 기꺼이 자리를 양보해준 일마즈에게 택시비 60유로(약 8만1700원) 뿐 아니라, 별도로 100유로(약 13만6000원)의 팁을 줬다. 일마즈로서는 F1 영웅의 실력 감상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슈마허의 대변인 사빈 켐도 뒤늦게 이를 확인해줬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