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가운데) 대통령 당선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심만수기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부터 주말까지 지방 모처에서 새 정부의 방향과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가다듬은 뒤 다음주초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장에는 외부인사로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와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장관 등을 역임했던 윤여준 전 의원 등이 유력해 보인다. 내부에서는 박희태·김덕룡·김형오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 당선자측은 경제 마인드를 갖추고 있고 관료경험이 있는 비(非)정치인 가운데서 발탁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당선자측 관계자는 “실무형이라면 정치인이 아니고 전문가일 가능성이 크고, 장악력을 생각하면 외부인사가 곤란할 텐데 당선자가 현재 심사숙고 중”이라며 “위원장에 박 교수와 윤 전 의원 두분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내가 할 것까지 있겠느냐. 아직까지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인수위원장은 빠르면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당선자는 앞서 인수위원 구성방침과 관련해 “가능하면 정치인은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적 인수위를 꾸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 규모는 기존 인수위보다 3분의 1가량 축소된 100명 내외로 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과 정무 분과를 비롯해 총 7, 8개 분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사무실은 삼청동 금융연수원 건물과 통의동 금감원 별관을 함께 사용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당선자 집무실은 금감원 별관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자는 당청관계와 관련, “보다 긴밀한 소통을 통해 여당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실행하고, 여당이 국정에 대한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원칙에서 구상중”(박형준 대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당권, 대권 분리는 아마추어적 발상으로 국정혼란과 여권의 풍비박산을 초래했다”고 지적한 뒤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협력, 가장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긴밀한 당청관계 정립을 하더라도 공천문제 등은 예전처럼 청와대가 전부 관장하고 비밀리에 발표하는 식은 안되며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당선자는 1월중순쯤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재섭 당대표는 “물갈이 목표는 전혀 없다. 어떤 계파를 목표로 (물갈이한다고) 해서도 안되고 당공천기구가 객관적으로 사심없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협·권은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