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하면 骨骨 병든다

전체 안전사고의 빈도에서 교통사고(52%), 익사(23%) 다음으로 많은 것이 낙상(落傷)에 의한 사고(12%)다. 겨울철 빙판, 목욕탕에서 미끄러지는 등 낙상으로 인한 부상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노인네들은 화장실에서 넘어지지만 않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과도 통하는 얘기다.

◆ 겨울철 불청객, 낙상 = 낙상으로 인한 부상은 겨울철에 근육이나 뼈가 추위로 경직된 상태에서 충격이 가해질 경우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이 발생한다. 신체 부위별로 보면 다리 부분의 상해가 72%로 가장 많고, 이어 팔(20%)·복부(4%)·머리(3%) 순이다. 낙상에 따른 골절의 가장 흔한 부위로는 고관절과 손목 주위, 척추 등이 있다.

고관절은 몸통과 다리를 연결하는 엉덩이 관절을 일컫는 말로, 빙판길이나 욕실 등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면 대체로 대퇴골 윗부분이 부러지거나 금이 간다. 고관절 골절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수술을 통해 부러진 뼈를 빨리 고정하고 일찍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욕창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바닥에 손을 짚다가는 손목 골절이 발생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60세 이상 여성에게 많이 일어나며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뼈를 맞추고 깁스로 치료한다. 뼈가 많이 어긋난 경우엔 뼈를 맞춘 뒤 금속나사못 등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약한 충격에도 압박 골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척추에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이 낙상에 의한 압박 골절이다.

◆ 골절 예방은 골다공증 예방부터 = 낙상의 원인 중 내적인 요인으로는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게 문제이니 만큼, 균형을 잡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을 따져봐야 한다. 여러 가지 약물들, 특히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와 같이 노인층이 많이 복용하는 약을 쓸 경우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 평소에도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 또 겨울 빙판길을 조심하고,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절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손목뼈나 고관절, 척추뼈 등에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골다공증은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골다공증 여부를 쉽게 알 수가 없다. 따라서 5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가까운 병의원이나 보건소 등을 방문해 골다공증이 있는지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수술도 어렵고, 치료가 된다 하더라도 골절이 재발할 수 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 개선 등 평소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뼈는 체중 부하 운동을 할수록 튼튼해진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하루에 30분 정도 가볍게 달리는 등 운동을 해야 한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인 우유나 멸치, 연어, 고등어 등을 섭취해 부족한 칼슘을 보충해야 하고, 평소 칼슘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통해 자신의 골다공증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주신 분 =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일반내과 이은주 교수, 경희대 한방재활의학과 김성수 교수, 나누리병원 임재현 부원장, 목동 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성민 과장＞

이승재기자 lee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