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이 ‘장관 임명’ 난항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지난 26일 여야 대치로 처리하지 못했던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현재로선 한나라당은 찬성 당론투표, 통합민주당은 자유투표를 통해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춘호(여성)·남주홍(통일)·박은경(환경)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추가 교체를 촉구하고 있어, 본회의 직전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특히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주지 않겠다고 선언,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달 11일 이후에야 김 장관후보자를 장관으로 정식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의혹 등에 이어 딸(32·미국 국적)의 국민건강보험 무임승차 사실까지 확인된 김 장관 후보자와 관련, “김 후보자는 이미 자진사퇴한 세 분보다도 훨씬 문제가 심각하다”며 추가 사퇴를 압박했다. 김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 제6조는 국회가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하며, 국회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치지 못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정부로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추가로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보고서 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또 이 기간에도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별도 조치 없이 해당 후보자를 공식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이 최종 무산될 경우, 김 후보자는 빨라야 다음달 11일에야 장관에 임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더 이상의 (장관 후보자) 사퇴는 없다”며 야권의 협조를 강력 촉구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은 새정부가 빨리 출범해 경제를 살리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정치 윤리에 어긋나는 발목잡기 행태를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김성이 후보자 추가 교체 요구에 대해 “일부 흠결이 있지만 장관으로서 부적격하지 않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라며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야당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승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의총에서 ‘권고적 반대 당론’이나 ‘자유투표’ 둘 중 하나로 결정될 것이고, 김성이 후보자 문제와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는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면 이날 오후 임명장을 수여하고 한 총리의 제청을 받아 장관임명장을 수여할 방침이다. 차관인사는 조만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남석·김성훈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