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지 “부동층 잡아라” 총력전

4·9 국회의원 총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4일 각 정당과 전국 245개 선거구 후보들은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는 ‘혈전’을 이어갔다. 특히 오차범위 내의 피 말리는 싸움이 펼쳐지는 초접전 지역에선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세전이 치열했다. 총력 지원과 총력 동원, 총력 유세가 펼쳐진 말 그대로 ‘총력전의 하루’였다.

●…동교동계 3인방 출마로 최대 관심 선거구로 떠오른 광주 북구갑과 전남 목포, 무안·신안 선거구에 동교동 인사들의 사활을 건 지원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이날 차남 김홍업 후보가 출마한 무안·신안을 찾아 무안읍 5일장 등을 누볐다. 이 여사는 지난달 29일에도 이 지역을 방문한 바 있다.

이 여사는 5일에는 무안 해제장터와 목포 평화광장을 방문, 김 후보와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 지지연설을 하는 등 선거 전날인 8일까지 목포, 무안에 머물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갑 후보가 출마한 광주 북구갑에는 이날 오후부터 동교동계 맏형인 권노갑 전 고문이 긴급 투입됐다. 설훈·박병윤 전 의원도 동행했다. 지난해 말 기대했던 복권이 무산돼 마이크조차 잡을 수 없는 권 전 고문까지 나선 것은 한 후보 등 동교동계 출신 인사들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해봉(대구 달서을),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후보 등 영남권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들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 지역구에 머무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찾아가 만남을 가졌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소속인 탓에, 이들 후보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직접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색한 만남을 통해서라도 박 전 대표의 ‘후광’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민주당 최영록 후보가 나눠주던 ‘행운의 돌’이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최 후보는 거리유세 때마다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며 청중들에게 돌멩이를 나눠줘,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재산적 가치가 없기 때문에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공보에 모델로 등장한 일반인 109명이 일본인인지 여부를 놓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일본의 스톡포토(재고사진) 사이트에서 이 사진들을 발견했다”며 “민주당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서민을 위한 정당이냐”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공보물 제작을 맡은 외주업체에 확인한 결과 일본인 사진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쓸데없는 트집잡기 공세를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대전 서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한기온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의 사진이 들어간 선거현수막을 부착하자 같은 지역에 출마한 친박연대 이영규 후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후보 측이 그동안 걸었던 ‘힘 있는 일꾼, 잘 사는 서갑’이란 글귀의 현수막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박 전 대표의 웃는 모습이 담긴 현수막을 내건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 후보 측은 “상대 후보와 비슷한 현수막으로 교체한 것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것이고 정치도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자신감이 없으면 후보에서 사퇴하고 친박연대 후보 지지를 선언하라”고 말촉구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