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정태호 ATLASPRESS
요즘 충무로에선 쟁쟁한 여배우들을 제치고, 여주인공 자리를 꿰찬 당찬 신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김신아(21)다.
김신아는 고개숙인 남자에서 조선 최고의 거물로 다시 태어난 변강쇠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가루지기’(감독 신한솔·30일 개봉)에서 변강쇠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 달갱을 연기했다.
13일 AM7과 만난 김신아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캐스팅 과정, 데뷔작인 ‘가루지기’에 대한 생각을 차분하게 소개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현대무용을 시작한 그는 고1 때 연습도중 발목 인대를 다쳐 무용수의 꿈을 접고,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무용 그만두고 너무 힘들었어요. 새로운 길을 찾다 연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서 느낀 희열과 열정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일이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지만 울면서 설득했어요. 지금은 많은 도움을 주세요.”
그 후 연예기획사에 들어가 연기레슨을 받은 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소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달라서 소속사를 나왔고, 그 후 혼자서 활동하고 있어요.”
소속사도 없이 오디션에 참가한 김신아는 달갱 역에 캐스팅 되기까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 연출을 맡은 신한솔 감독은 달갱 역으로 김신아를 점찍었지만, 제작사 관계자와 스태프들의 반대에 부딪혀 한 달간 연기 테스트를 했다.
“감독님께서 과제를 많이 내주셨어요. 한 달동안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읽고, 제 나름대로 달갱 캐릭터를 설정했어요. 변강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영화에서 달갱은 기존 변강쇠의 짝 옹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등장해요. 겉으로는 순수하고, 엉뚱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지녔지만, 저는 달갱이의 외롭고 슬픈 면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달갱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캐릭터예요.” 김신아의 이런 열정과 끼를 확인한 제작자는 파격적으로 캐스팅을 결정했다.
주인공 변강쇠 역은 봉태규가 맡았다. 또 윤여정, 오달수, 전수경 등이 출연한다.
“봉태규씨는 그동안 재미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서 편하게 생각했는데, 첫 미팅 때 만나보니 무척 진지하고, 꼼꼼한 분이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지금은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해졌어요. 또 대선배인 윤여정, 오달수, 전수경씨도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영화가 영화인지라 달갱의 노출신이 여러차례 나온다. 또 몸에 열이 많은 달갱은 한 겨울에도 홑치마 차림으로 돌아다닌다. 김신아는 신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당당하게 소화해냈다.
“첫 영화고, 아직 나이도 어려서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고민도 많이했어요. 하지만 단순히 섹시하게 보이려고 하는 노출이 아니라 달갱의 순수함을 표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면들이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영화를 보시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가 촬영내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모든 일을 혼자 하면서 느낀 외로움이다.
“혼자서 촬영장에 가야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태안과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여행용 가방에 짐을 싸서 고속버스와 비행기를 타고 다녔어요. 가끔은 PD님 차를 얻어타기도 했고요.”
데뷔작에서 배우로서 겪을 어려움을 모두 경험한 김신아는 하루아침에 정상에 올라서는 ‘스타’보다는,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진정한 ‘배우’를 꿈꾼다.
“이번 경험이 제게는 큰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도 제가 가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첫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게 행운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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