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10억’ 양정례 ‘당비 1억’ 어떻게 냈나 ?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여·31)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양 당선자의 특별당비 납부 배경과 실제 보유재산, 혼인 미신고 이유 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양 당선자는 특별당비 명목으로 1억100만원을 친박연대측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당선자의 재산 신고액은 부모 재산과 합쳐 7억1600만원으로 부동산 등 자산이 75억원대이고 부채가 68억여원이나 된다. 이 중 양 당선자 자신 명의의 빚만 10억원이다. 이러한 재산신고가 사실이라면 당이 어렵다는 사정을 듣고 1억원대의 특별당비를 냈다는 양 당선자의 설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선이 확실한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사람이 낸 특별당비가 1억1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받은 인사들이 당에 내놓은 공천헌금이 수십억원대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록 공천헌금이 아니라 특별당비라 하더라도 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에 공식적으로 납부한 특별당비 외 또다른 형태의 뒷돈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양 당선자의 주소지로 기재된 서대문구 대현동은 거주지가 아니라 어머니 김순애(58)씨 사업체 주소였으며 실제로는 연희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고의적으로 주소를 허위기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양 당선자는 지난 10월 변호사 강모(39)씨와 서울 롯데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도(문화일보 4월14일자 1면) 6개월 가까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남편 명의의 재산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법상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의 재산은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당선을 목적으로 재산신고를 누락할 경우 선거법에 위반된다. 충남 당진 출신인 남편 강씨는 지난 2월 서울변호사회에 등록, 양 당선자가 실제 거주 중인 곳으로 알려진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개인 법률 사무소를 운영중이다. 양 당선자가 연구관으로 일했다는 건풍사회복지회도 의혹투성이다. 동대문구청 등에 따르면 복지회측은 1996년 1월부터 2000년 11월까지 장안동 J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했다. 그러나 공금횡령 등 비리혐의에 대한 민원이 청와대에 접수되고 동대문구청이 조사에 나서자 어린이집 위탁 운영을 스스로 포기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복지회는 어린이집에서 근무하지 않은 양씨의 이모를 직원으로 올린 뒤 월급을 지급하고, 구입하지 않은 물품의 구입대금으로 돈을 빼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양 당선자뿐 아니라 어머니 김씨, 남편 강씨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춘 상태다. 문화일보와 인터뷰했던 양씨의 외할머니 유모(79)씨도 현재 서대문구 대현동 집에서 나간 뒤 연락이 안되고 있다.

윤석만·이화종·박준희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