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盧정부가 땅장사한 꼴”… 대상지역 저항 어쩌나

부산으로 이전하는 해양분야 13개 공공기관이 입주할 혁신도시 착공식이 16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매립지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정종관 국토해양부장관이 불참하는 등 혁신도지 재검토논란으로 맥이 빠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왜 하필 이때 정부 보고서 파문이 터졌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산시 등 대부분의 지자체는 혁신도시 자체가 무산될 것을 우려해 강력히 반발했다. 혁신도시 흔들기가 계속될 경우 커다란 내란이 올 것 이라는 경고까지 나왔다.

●…부산지역 혁신도시는 해양분야 기관들이 옮겨올 영도구 동삼지구와 금융기능 중심의 남구 문현지구, 영화영상분야 기관들이 입주할 해운대구 센텀지구, 이전기관 임직원과 가족들이 거주할 남구 대연지구 등 4개 지구로 나눠 건설된다.

하지만 지역 특화산업으로의 구분이 애매한 문현지구의 금융관련 기관 이전과 함께 이전기관 직원 및 가족들이 이사를 꺼려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연동 주거지 등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이영활 부산시 선진부산개발본부장은 “부산은 다른 지역과 달리 토지보상이 없이 이미 조성된 국유지나 시유지에 꼭 필요한 특화산업 중심의 이전기관만 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고, 만약 예정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엄청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토지보상협의율이 82%가 넘어 현재까지 2574억원이 투입된 원주혁신도시 건설사업의 전면 재검토 및 축소를 우려하며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주혁신도시 건설사업은 절대 취소되거나 축소되면 안되는 사업인 만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심은보 원주 혁신도시대책위원장은 “혁신도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며 “방향이 바뀌는 등 제대로 안될 경우 결국 정부가 땅장사만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천시 남면·농소면일대 380만㎡에 9325억원이 투입돼 건설되는 김천혁신도시는 현재 91.5%의 토지보상률을 보이고 있으며 4개 공구 가운데 2개 공구의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곳에 입주하는 13개 공공기관은 민영화나 통폐합 대상이 없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게 경북도의 방침이다.

이주석 경북도 기획조정본부장은 “이전할 13개 공공기관은 농생명기술개발 4개, 도로교통 3개, 에너지분야 1개 등 모두 경북도의 신성장동력산업과 맞물려 있어 재검토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의 경우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연계해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진천·음성 혁신도시와 충주기업도시 토지보상 협의율이 각각 74.4%, 77.3%로 순항하고 있는데 무슨 날벼락이냐는 표정이다.

주택공사 충북본부 관계자도 “현재 사업추진 속도를 볼 때 6월 중 진천·음성 혁신도시 착공이 가능하다”며 “현재 사업추진 절차상 내부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은 가능해도 사업 폐지 및 축소 등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정부가 혁신도시 사업을 수정하더라도 보다 완벽하게 보완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와 호탄동 일대 402만8000㎡부지에 조성되는 혁신도시의 부지매입률은 80%를 넘긴 상태다. 한편 진주시 혁신도시건설지원단 관계자도 “전 정부와 현 정부의 시각차가 있지만 혁신도시 건설지에 대한 토지수용 절차가 거의 완료되고 하반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정부가 혁신도시 건설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