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조세현의 스타 & 얼굴>우수에 찬 눈·입술 더 매력-손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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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 중에 인물 연출을 위하여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중에서도 이 표현은 유독 분위기도 있고 어감이 예쁘다. 한데 그 속뜻을 알고 나면 전문가들이 촬영 중인 모델에게 거리낌 없이 사용해도 될까 싶을 만큼,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은 단어다. 하긴 사람에 대해서도 우리말의 단어처럼 속뜻이 다른 경우가 많기는 하다. 얼굴이나 겉으로 보여지는 느낌은 그럴듯한데, 막상 알고 나면 성격이나 속이 달라서 별로라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우수(憂愁)’라는 단어가 바로 그런 말인데, 이 단어는 전문적인 인물 촬영 중에 제법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다. 우수에 잠겨보라든지, 우수가 서린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라고 곧잘 주문하는 단어다. 제법 개성이 강하고 분위기 있는 인물 사진을 찍고 싶다면, 우수를 머금은 미소를 지어보라거나 우수에 젖은 눈, 우수를 담은 입술을 상상하게 하기도 한다. 모든 촬영이 마찬가지지만 인물 사진에서는 특히 어떤 단어를 사용해서 모델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우수’는 영어단어로도 제법 로맨틱하다. 멜랑콜리(melancholy)하다든가 글루미(gloomy)하다고 하면 칭찬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뜻을 알고 나면 좀 다른 기분이 들 것이다. 상대에게 근심과 걱정이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면, 제아무리 분위기에 죽고 산다 해도 그 말에는 기분이 좀 찝찝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조각 같은 스타들의 개성 있는 얼굴에서 우수를 찾아낸다면 어떨까. 인물 사진에서 그토록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출하는 ‘우수’의 이미지를 스타들의 얼굴과 접목시켜 표현한다면 그야말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멋진 모습이 아닐까.

우수의 분위기는 고독과도 상통해서 외롭고 나약해 보이는 표정이다 보니,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배우 손태영은 최근 만난 배우 중에서 가장 우수에 젖어 보이는 배우다.

물론 그냥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의 손태영은 잘 웃고 금방 친해지는 쿨한 스타임에 틀림이 없다. 씩씩하고 밝고 주위 사람들을 잘 배려하는 매력적인 여자다. 하지만 카메라를 통해서 그녀를 볼 때면 사뭇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유난히 매력적인 입술과 신비스러운 눈빛이 렌즈의 포커스와 맞춰질 때, 바로 우수에 젖어있는 손태영을 발견할 수가 있다. 우수에 젖은 분위기는 다분히 서구적이어서 밝은 피부와 이국적인 턱선을 가진 그녀에게 더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얼핏 볼 때는 멋진 몸매와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 그리고 세련된 스타일 때문에 그녀의 깊은 분위기를 놓치기 쉽다. 그래서 어쩌면 그가 영화보다는 사진과 더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손태영이 찍은 대부분의 사진들은 정말이지 한 장도 놓칠 것이 없을 만큼 아름답고 매력적인데, 그 사진들의 공통점은 늘 우수에 찬 눈과 입술이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사진에서처럼 그의 우수 가득 찬 깊은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면, 아마 사진보다 몇 배 더 멋진 그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