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폭탄’에 서민이 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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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3일 발표한 1분기(1~3월) 가계수지 동향은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반면, 소득은 그만큼 늘지 않아 서민 생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분기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가구당 341만5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 늘었지만, 물가급등의 영향으로 실질소득은 1.2%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소득 증가율(6.2%)과 실질소득 증가율(4.0%)과 비교할 때 크게 낮아진 수치다. 특히 저소득층이 부진했다. 1분위(하위 20%)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4.6% 증가했고, 2~4분위(중산층)와 5분위(상위 20%) 소득은 각각 5.2~5.7%, 4.7%씩 증가했다. 이는 임시·일용직의 고용이 계속 줄면서 근로소득이 2.4%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면 소비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1분기 전국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가구당 241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실질로는 1.5%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4.2%)나 4분기(10~12월·1.6%)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항목별로 보면 광열수도비의 경우 최근의 유가급등 현상으로 공동주택난방비(21.4), 연료비(16.6%), 전기료(12.7%) 등 지출이 크게 늘어났고 관리비 등의 기타주거비(11.1%), 개인교통비(10.8%)도 크게 증가해 가계에 부담을 줬다. 국제곡물가 급등으로 빵·과자류도 14%나 뛰었다. 학원 및 개인교습비 지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12.1% 증가했다.

소득5분위배율(전국가구 기준)은 지난해 1분기 8.40배에서 올해 1분기 8.41배로 소폭 나빠지면서 가계수지 통계작성이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1분기 전국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53만8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54만7000원)에 비해 1.6% 감소했다. 흑자율(흑자액/처분가능소득)도 같은 기간 19.2%에서 18.2%로 1.0%포인트 떨어졌다. 고유가와 고원자재가 등으로 소비지출 중 꼭 써야 하는 식료품과 광열수도비 지출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의 비소비지출 부담도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