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창업 ‘제2의 인생’ 이 풍요롭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은 65세가 넘어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노인인구 비중이 현재의 2배에 달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인구 증가는 창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50대 이상 창업 상담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늦은 나이에 창업하는 이른바 ‘실버 창업자’들의 경우 젊은이들에 비해 적극적이지 못하고 안정성만을 따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창업을 개척해가는 실버 창업자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실버 세대들의 창업 상담이 늘어남에 따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들을 겨냥한 창업 프로그램을 특화하기도 한다.

노년층의 창업 도전이 일반화했지만 성공적인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꼼꼼한 사전 준비와 점검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황혼기 성공 창업을 위해서는 ▲경험이 최대 자산이며 ▲검증된 아이템으로 승부하고 ▲체력을 고려해야 하며 ▲과거의 직책이나 권위에 연연하지 말고 고객은 왕이라는 생각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실버세대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창업 아이템들이 개발되고 있는 추세”라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고 자신의 경험 및 장점과 결합시킨다면 오히려 젊은 층보다 쉽게 성공창업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 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 이수점의 장한섭(60) 사장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무역업에서 17년간 종사해온 베테랑 무역인이었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을 돌며 연간 1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 장 사장이 국내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 그러나 정작 해외 사업을 접고 국내에 들어온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결국 고심 끝에 외식업에 뜻을 두고 창업박람회 참관, 소상공인 창업교육 이수 등 6개월여에 걸친 준비 끝에 장 사장은 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를 선택했다. 젊은 층들이 주로 찾는 업종을 택한 그는 항상 복장도 젊게, 마음가짐도 젊게 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꾸준히 매출이 늘면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개척해가고 있다. 그는 “솔직히 맥주전문점을 선택한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02-594-8081

◆ 자존심 대신 자신감으로 꿈을 이뤄간다 =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인 ‘호아센’ 인천 구월점을 운영하는 이종수(63) 사장은 금융기관 근무는 물론 건설업체를 경영한 전력의 소유자다.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운영하던 건설업체를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던 그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쌀국수를 창업 아이템으로 골랐다.

외식업은 처음이었지만 금융기관에서 몸에 밴 꼼꼼함에 건설업체를 경영하며 얻은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이 사장을 성공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맛과 청결은 물론 고객서비스까지 최선을 다한 끝에 그가 운영하는 점포는 165㎡ 규모로 월평균 5500여만원의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자신처럼 창업의 문을 두드리는 실버 창업자들에게 “자존심은 버리되 자신감을 갖고 기본에 충실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031-697-5050

황혼기 창업 성공을 위한 4대 조건

① 최대 자산인 경험을 살리라
② 검증된 아이템을 찾으라
③ 체력문제를 고려하라
④ 과거 직책에 연연하지 말라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