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샤라프 탄핵안 의회상정 초읽기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8일 인도 온라인 신문인 뉴케랄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연정을 이끌고 있는 제1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당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의회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탄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여사의 남편으로 정계 최고 실력자인 자르다리는 그동안 무샤라프의 탄핵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연정내 제2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아산 이크발 대변인은 무샤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 컴퓨터의 바이러스”라고 비난하며 “PPP가 무샤라프 탄핵을 위해 우리와 힘을 합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않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탄핵안이 조만간 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PPP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개헌 추진을 공식화하고 있다. 대통령의 정부 및 의회 해산권을 없애고 군 참모총장 임명권을 총리에게, 선거관리위원장 임명권은 국회에 각각 일임하는 내용을 개헌안에 담았다. 개헌안에는 또 대통령의 3선 연임 금지와 무샤라프에 의해 축출됐던 판사들을 복직시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앞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7일 파키스탄 TV뉴스와의 회견에서 자신이 곧 사임하고 망명길에 오를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그러나 “쓸모없는 식물인간이 될 수는 없다”며 “의회가 무슨 결정을 내리든 수용하겠다”고 말해 의회가 탄핵을 결정하거나 개헌안이 통과되면 퇴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뒤 10년 가까이 파키스탄을 통치해온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치러진 총선에서 자신을 지지하던 당시 여당이 참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지면서 탄핵 위기에 내몰려 왔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