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에 딱 맞는 ‘맞춤창업’ 해볼까

만성화한 실업난에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하려면 적당한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자금 확보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광우병 및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등 악재가 겹치면서 창업시장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하는 시계제로의 안개정국이다.

초보 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뭐니뭐니 해도 창업자금이다. 창업 아이템이나 입지 선정도 중요하지만 창업자금의 여유에 따라 아이템이나 입지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자본 창업에서부터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시설형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들 가운데 자신의 경제 상황을 고려한 아이템과 창업방법을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3000만원 이하, 떡볶이점 등 무점포·배달업종

자본금 3000만원은 점포를 구입하기 힘든 액수이기 때문에 무점포 업종이나 점포비가 적게 드는 배달 업종이 가능하다. 무점포 업종이나 배달업종의 경우 좋은 상권보다는 홍보 등으로 입소문을 타는 것이 성공의 열쇠로 꼽힌다.

3000만원 창업을 가맹전략으로 삼고 있는 떡볶이 전문점 ‘해피궁’은 적은 자본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자본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쌀떡볶이를 주메뉴로 어묵, 잡채, 핫도그 등 메뉴를 판매하는 해피궁은 현재 5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6월 한 달간 가맹계약자들에게 가맹비를 면제해줘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붙임머리’는 붙임머리 및 속눈썹 전문점으로 100% 자연모발만을 사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술시간도 길고 시술 후 머리가 엉키거나 머리카락이 손상되는 등 기존 단백질이나 실리콘 제품에서 나타나는 단점이 없고 가격도 일반 미용실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e-붙임머리는 기존 점포형이 아닌 오피스텔 등에서 간단한 시설을 갖춘 후 오픈할 수 있어 점포선정에 따른 권리금이나 임대료 등이 저렴하다.

3000만 ~ 1억원, 피부관리·파스타점 등 적격

자금 1억원 이하의 창업 아이템으로는 배달업종과 함께 소형평형 업종 등이 있다. 매장을 갖춘 소형 평형의 경우에는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겸하는 경우도 많다. 흔히 50~66㎡(약 15~20평) 정도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규모지만 상권에 따라 매장 규모와 창업비용에는 차이가 크다.

‘피부천사’는 저가형 고품격 피부관리샵으로 차별화된 마케팅과 품질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저가형 피부관리샵들 중에는 중국산 화장품으로 ‘싼 가격’에 집중하는 업체들도 있는 반면 피부천사는 100% 국산 화장품을 사용해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고객관리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가장 큰 애로사항인 직원관리를 자체적으로 만든 피부미용 전문학교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삭요벨’(사진)은 이삭토스트를 운영하는 ㈜이삭의 두 번째 브랜드로 덮밥 및 파스타 전문점. 메뉴는 덮밥류 18종, 파스타류 8종, 샐러드류 4종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감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편안함과 품위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스텔톤의 색상으로 벽면을 마감하고 목재의 질감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이삭토스트와 함께 숍인숍 형태로도 운영 가능한 이삭요벨은 약 100㎡ 규모로 개설 시 창업비용이 약 8600만원 선(점포비 제외)이다.

1억원 이상, 일정규모 테이블 갖춘 갈비집

시중에 쏟아지고 있는 창업소개서에 따르면 창업비용이 1억원 이상 드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막상 창업시장에 들어가보면 서울에서는 최저 1억원은 있어야 창업할 수 있는 것이 현실. 자금이 1억원을 넘을 경우 100㎡(약 30평) 이상이거나 일정 규모의 테이블을 확보해야 하는 아이템이 적합하다.

세수대야 왕냉면과 황제갈비로 알려진 ‘화평동 왕냉면 & 황제갈비’(사진)는 영하 15도 냉각기 속에서 나온 쫄깃한 메밀면이 푸짐한 ‘세수대야 냉면’으로 요즘 같은 여름철에 특히 인기다.

또 황제갈비는 조리 전 과정을 손으로 작업해 육질이 부드러우며, 참숯 직화구이로 맛도 더했다. 제조와 물류를 직접 운영하며 투자대비 수익률을 3~4%에 맞도록 시스템을 갖춘 화평동 왕냉면 & 황제갈비의 개설비용은 약 1억2000만원 선이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