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信’을 넘어 ‘疏通’의 시대로>“읍참마속-삼고초려 인사로 소통위기 극복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왼쪽 사진),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오른쪽 사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나.” 난마처럼 얽힌 현안들이 ‘대한민국호’를 옥죄고 있다. 촛불시위에 이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전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고 서민생활, 수출 등이 위기에 처해 있다. 문화일보는 이 모든 문제가 불신에서 비롯된 ‘소통의 부재’에 있다고 판단,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두 차례 걸쳐 ‘불신을 넘어 소통의 시대로’라는 특별기획을 연재해 왔다. 이번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서울대 박효종(61) 교수와 김주현(56) 현대경제연구원장을 초청해 소통의 문제와 현안들에 대한 좌담을 가졌다. 이번 좌담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충정로 1가 문화일보 회의실에서 이현종 정치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회=이현종 정치부장>

―쇠고기 사태를 거치면서 ‘소통’이 화두가 되고 있다.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그리고 지금 이명박 정부 상황을 소통의 위기로 볼 수 있는가.

박효종 = “소통 문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항상 부닥치는 문제였다. 아테네, 로마 공화정에서도 항상 정치인과 시민 사이의 소통, 정치인 사이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될 때 폭력이나 사회불안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따지고 보면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얘기할 때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소통이고, 소통의 의미는 설득이다. 설득은 남을 설득시키는 것만 아니라 본인도 설득을 받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벽창호처럼 국민이 답답해했고 피로감까지 느꼈다. 이 대통령은 사상 유례없는 표차로 승리해 국민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야당과도 소통을 잘할 것으로 기대했다. 100일 지나고 나면서 그것이 허세였구나, 수사학적 표현에 불과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것을 넘어서 대통령의 초심이 무엇이었느냐조차 묻는 사람이 있다. 얼마나 소통이 안 됐으면 이것까지 질문하겠나.”

김주현 = “소통은 상호 이해로 봐야 할 것 같다.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이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아니다. 새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쪽에 충실하지 않았나. 압도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람들이 다 내가 가진 것을 이해했구나’ 생각했을 수도 있고, ‘내가 하면 다 따라오겠구나’하는 자만심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남을 이해시키는 게 부족하지 않았나. 지금은 양방향 소통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시대다. 일방통행식, 옛날식 의사전달이 이 정부 들어 다시 시작되면서 임계점에 와서 폭발하는 것이 지금 상황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은 ‘최고경영자(CEO)형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 와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 = “CEO형 리더십은 국정운영형 리더십과 달라야 하는데 달라지지 않고 있다. CEO형 리더십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레드오션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게 CEO형 리더십의 좋은 점이다. 세계적 기업이 된 삼성, 현대 등은 CEO형 리더십이 창조적 파괴정신을 갖고 창의적으로 나갔기 때문에 성공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정운영형 리더십으로 나타나야 한다. 빨리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뒤를 바라보고 옆도 둘러보면서 가야 한다. 천천히 가는 게 악덕이 아니라 미덕이 될 수 있다. 결정적으로 발목이 잡히게 된 쇠고기협상을 보면 본인은 나라를 위해 잘해보겠다고 나섰는데 왜 국민이 이해 못하느냐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혼자 나가놓고는 ‘왜 못 따라오느냐’하는 건 국민이 정치에 갖고 있던 기대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것이다.‘나를 따르라’보다 ‘같이 가자’가 돼야 한다.”

김 = “CEO형 리더십을 분리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20세기형 CEO와 21세기형 CEO로 나눈다면, 요즘 CEO는 구성원들 감정변화를 읽고 감성적 리더십을 발휘한다. 본인 혼자 앞서가고 따라오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배려하고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까 고민한다. 사장이 신입사원의 발을 씻겨주는 리더십이다. 그런 변화된 CEO 리더십을 적용해서 국민을 살피고 감정변화를 잘 읽었더라면 지금처럼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번트(servant)라고 말하면서도 본인이 일하던 20세기형 리더십에 빠져있는 게 아닌가.”

―이번 촛불시위는 10대들이 촉발을 시켰다. 윗세대와의 소통 인식차가 이번에 많이 나타난 것 같은데.

박 = “학생들을 가르쳐보면 지금은 어쨌든 아이들이 표현하고 싶어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게 뭔지 말하려고 한다. 지금은 조그만 어린아이에 대해서라도 ‘네 의견이 뭐냐’를 먼저 묻지,‘이거 좋으니까 선택해라’고 하지 않는다. 직접민주주의랄까, 광장민주주의라고도 하는데 직접 시민이 나와서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이 하나의 시대 흐름이 될 수도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청앞에서 광장민주주의하라고 만들어놓은 건 아니지만 아테네, 로마 시대처럼 일단 장소가 있으면 모여서 관심사를 얘기하는 것으로 젊은 세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소통문제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

김 = “옛날에는 언론매체에서 칼럼을 쓰고 기사를 쓴 것을 보고 여론이 형성됐다. 지금은 정보화되고 웹2.0이 발달되면서 20대 밑으로는 신문보다 인터넷을 켜놓고 기사도 보고 동영상 보면서 새로운 여론을 형성해간다. 적어도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여론을 형성해가는 장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에 시위를 하는 과정에 보면 1인 미디어가 등장하고, 브로티즌(브로드캐스팅+네티즌)이 나타났다. 우리 나이든 사람은 뉴스를 통해 보고 이튿날 신문으로 아는데 젊은이들은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보고 댓글을 단다. 그 실체를 어느 정도 인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컨테이너를 갖다 광화문을 막아놓은 걸 보면서 시위하는 사람과 막는 사람의 인식 차이가 꼭 이 컨테이너박스처럼 막혀 있구나 하고 느꼈다.”

박 = “컨테이너 박스 놓은 건 정말 안 좋았다. 이 대통령이 1150만표라는 지지를 얻으면서 된 대통령인데, 국민 지지가 그렇게 있었는데 왜 국민과 소통을 못하느냐. 컨테이너 박스 없이 그 앞에 가서, 시위대들이 조금 폭력적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앞에 나서서 계란을 좀 맞으면 어떤가. ‘내가 서툰 점은 있었지만, 정말 국민을 위해 진정성 있게 이 문제를 풀어가고 싶었다’고 했으면 사태가 바뀌었을 거라고 본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 정치인, 공무원들도 소통이 막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 = “보통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반대로 성공이 실패의 어머니가 된 것 아닌가. 너무 큰 표차로 이기다보니 모럴 해저드가 왔다. 대통령, 청와대 비서진, 내각, 한나라당 전부 자신들이 잘해서 정권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밀히 보면 그게 아니다. 현 정권이 확실히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너무 못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간판 걸고 나왔으면 누구라도 될 수 있었다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국정을 장악하고 나서는 뭐든 열심히 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인사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았다고 하는데 베스트가 아니었다.”

김 = “쇠고기 파동도 초창기에 빨리 설명을 했으면 좋은데 한 20일 가까이 지나 농림수산식품부 홈페이지에 홍보자료가 떴다. 안일한 거다. 학생들이 시위에 나오니까 설득, 설명은 안 하고 교육부 관계자, 교사에게 감시를 하게 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점점 커졌다.

지금 상황에서 신뢰가 더 중요하다. 우리 경제가 평탄하고 나라가 다른 상황이 다 좋다면 신뢰가 조금 삐그덕거리면서도 갈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유가파동, 곡물파동, 원자재파동으로 전세계 경기가 하강국면에 들어가고 이 파도가 밀려오는 게 눈에 보인다. 내부적으로 국민이 한마음이 돼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기인데 내부에서 이렇게 싸우는 상황이니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넘기기 힘들다.”

박 = “이명박 정부 의사소통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출발점은 인사다. 첫 단추를 잘 꿴 게 아니다. 박미석 수석 하나 바꿀 때도 국민 애간장을 달구는 식으로 며칠에 걸쳐서 했다. 대통령으로서의 판단은 있었을 거다. 너무 쉽게 흔들려서 어떻게 국정을 할 것인가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민심의 흐름은 진정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 야당으로부터 나오든, 호사가 입담으로 나오든 진정성이 있는 것은 무겁게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참고 있다가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은 인적쇄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요구, 야당의 요구, 여당 다수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청와대 비서진이건 내각이건 대폭으로 바꿔야 한다. 대폭 쇄신이 중요한 것은 이제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달라졌구나, 국민을 위해 모든 걸 버리겠구나 이렇게 알몸으로 나타나는 대통령의 모습, 감동을 주는 모습이 아니고서는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시간을 보내면서 촛불이 꺼지기를 기다린다든지, 여론 흐름을 보면서 소폭을 할까 중폭을 할까 이러다가 국민 눈으로 볼 때 역시 정략적이로구나 하는 느낌을 주면 정말로 국민 마음이 더 심하게 돌아서게 된다. 이번 인적쇄신은 명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 읍참마속. 눈물 흘리면서 수하라도 벨 것은 베고. 삼고초려. 좋은 사람 있으면 누구 시키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가서 제발 좀 와 주십쇼 하고. 읍참마속과 삼고초려가 인적쇄신의 화두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인터넷에 대해 잘 쓰면 약이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인터넷이 소통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박 = “인터넷 소통은 정보화 시대의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한국사회도 이제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해서 누구든 엄지족 아닌가. 중요한 것은 소통의 질이다. 인터넷 소통의 양으로 보면 강국인데, 질에 있어서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신문의 시대, 방송의 시대에서는 비교적 공유하는 정보도 있고 공유하는 가치도 있다. 지금 젊은 세대는 인터넷에서 보고 싶은 정보만 본다. 자기가 받게 되는 정보의 질에 있어서도 벽을 쌓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 소통이란 것이 쌍방소통이어야는데 오히려 혼자서 방안에 들어가 자기 의견을 전파하거나, 남에게 안티를 하는 무기로 쓴다. 소통의 질 문제에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이걸 가지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문을 열어놓는다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소통의 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디지털 포퓰리즘으로 갈 수밖에 없다.”

김 = “여론형성의 새로운 장이 만들어진 것은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그게 자정기능, 자기성찰적 기능이 없음으로 해서 생겨나는 폐해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공간, 사이버 공간이라는 게 우리나라만큼 활성화된 데가 없다보니 우리나라가 앞서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프라인에서는 ‘찌라시’도 있고 무료지도 있고 정론지도 있지만 그 사이에서 스스로 자정기능이 있고 정리가 되고 독자들이 구분하게 된다. 인터넷상에서는 아직까지 그런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놀이터나 배설구 정도로 가서 아무데나 욕하고 사이버테러, 위협, 욕설이 난무하고 선정적인 것까지 난무하는 상태로 자정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다. 집단지성이 아직 인터넷에 작동하지 않고 괴담 바다가 되고 있지만 미래는 있다.”

박 = “바른 방향, 올곧은 방향으로 인터넷 문화를 이끌려면 포털의 책임이 크다. 선정적인 게 많다. 선정적이지 않으면 클릭하지 않으니까. 오프라인에서는 자정기능이 나름대로 책임성을 갖고 하는데, 포털사이트는 중요한 것을 고르는 기준이 상업성이다. 종이신문이 완벽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지킬 건 지키려고 하는데 그 기준이 없어지다보면 악순환이 되고 만다. 차제에 포털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책임성이 담보돼야 한다. 문명의 이기 자체가 사회의 질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인터넷 가면 욕설이 난무하는데 어떻게 소통의 기기라고 하겠나. 인터넷이 새로운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데, 자구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으로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기 마련이다. 좋은 말을 쓰면 클릭하지 않고 엽기적인 말을 쓴다든지 하면 클릭수가 1만건, 2만건 올라가면 누구든 엽기적인 말을 쓰려고 하는 것이다. 집단적으로 자정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통제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집단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야 한다.”

김 = “사이버공간에 들어가보면 디지털 디바이드가 벌어진다. 그 공간 속에도 정상적으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과 아무것이나 퍼올려서 욕하는 사람들이 갈라지고 있다. 그 공간도 이제 조금의 자정기능, 가이드라인이 생겨서 선정적 부분이 한쪽으로 밀려나면서 공유공간이 생겨나고 아주 극단적 사람들이 갈라지기만 한다면 합리적 오피니언의 장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러나 그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촛불시위가 직접민주주의의 새로운 형태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고, 한편에서는 앞으로 모든 것이 포퓰리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 = “시대의 흐름으로 볼 때 광장에 나가서 얘기도 하고, 인터넷도 있기 때문에 직접민주주의의 길은 상당부분 열려 있고 막기도 어렵다. 그게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도 된다. 다만 문제는 일부 진보학자들은 직접민주주의가 진짜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우리 민주주의의 기본적 철학은 대의민주주의다. 물론 대표자를 뽑아서 하는 정치가 완전무결하지도 않고 자신들 이익만 채우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 결함을 보충하는 것으로 직접민주주의가 작용해야지,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해서 성공한 나라는 없다. 아테네 민주주의도 광장민주주의가 포퓰리즘으로 확대되고, 연설할 때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부풀려서 얘기하고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직접민주주의에서는 연설가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촛불시위에서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의 말이 나중에 잘못으로 판명되도 책임을 물을 길도 없다. 대의민주주의는 국회의원 누구누구 다 실명제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삭발을 하더라도 항상 3일 이상 생각하고 하게 된다. 직접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 흠결을 고치는 데 필요하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김 = “젊은 세대가 기득권 세력이나 오피니언 리더의 장에 나가지 않거나 자기 편리한 쪽으로 하다보니 사이버공간이 커진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좋은 표본이라든가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정치인들이 거기 나와서 동조해가지고 깃발 드는 건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를 포기하는 일이다. ‘우리가 국회 가서 해결할 테니 맡겨달라’고 호소해야지, 어떻게 자기들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는 데 가서 같이 깃발을 드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뿐만 아니라, 국회도 국민과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박 = “왜 통합민주당이 등원하지 않는가. 자신들은 소수당이고, 거대 여당에 들어가서 얘기해봤자 들어주겠냐고 한다. 아무리 여당이 다수당이라 해도 민심을 얻지 못한 다수당은 아무런 힘이 없다. 야당이 소수라고 해도, 민심을 바로 읽고 대변하는데 왜 힘이 없는 것처럼 자신감 없어 하고 스스로를 학대하는지 유감이다.”

김 = “국회 등원 명분을 찾고 있다고 하는데, 국회의원이 국회로 가는 게 명분이다. 민의를 대변하고 싶으면 지금 촛불시위에서 나온 재협상 요구를 전문성을 갖고 방안을 제시하는 게 국회의원의 일이다.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게 국회의원이다. 국회로 가는 게 명분이다.”

―앞으로 어떤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까.

박 =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좀 많았나. 747, 대운하, 공기업민영화, 작은 정부, 교육개혁. 지금 손도 못 대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른 모든 이슈까지 끌어다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데, 지금까지 해온 것을 봐서는 분명히 잘못을 지적하는 작지만 강한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아서 100일 만에 위기를 맞은 데 실망한다. 과연 이 문제를 고칠 것인가. 50대 50으로 본다. 정말 심기일전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온 국정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어떤 국정을 이끌어가는 방향을 바꿔라. 촛불현장이라도 달려와서 시위하는 학생들과 격의없이 만나고 했어야 한다.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뭐가 무섭고 겁나서 그랬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아예 그 포퓰리즘의 친구가 돼야 한다.”

김 = “나라를 다시 한번 일으켜세우겠다는 데 동의해서 국민이 뽑았다. 그 내용을 보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앞으로 가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정책을 믿고 따르는 국민이 있어야 한다. 시작부터 지도자 말에 신뢰성을 잃어버리면 5년 동안 아무런 정책도 소용이 없다. 신뢰회복이 정책이 힘을 발휘하는 기본바탕이다.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동안 8회에 걸쳐 연재된 문화일보의 ‘소통’ 특별기획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박 = “시의적절하고. 앞으로 우리가 이 문제를 갖고 고민해야 할 시대적 화두인데 문화일보가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기획이다.

김 =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통의 문제를 시의적절하고 구체적으로 짚어주었다.”

정리 =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

◆박효종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

▲가톨릭대 신학과 및 대학원 졸업, 서울대 대학원 국민윤리교육학 석사 ▲미 인디애나대 정치학 박사 ▲경상대 국민윤리학과 부교수 ▲서울대 국민윤리교육과 교수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한국국민윤리학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서강대 영문학 졸업 ▲미 아이오와 주립대 경영학 석사, 애리조나 주립대 경영학 박사 ▲고려종합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책자문기구(BIAC) 한국위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영전략본부장,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