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빼고 음식을 말한다고요 ?

“음식은 무엇보다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기본인 음식의 맛이 갖춰져야 다른 서비스에도 만족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맥주전문점 치어스(www.cheerskorea.com) 비산점을 운영중인 이정현(38) 사장의 고객 만족 서비스 지론은 다름아닌 맛에 대한 고집이다. 이 사장이 첫째도, 둘째도 음식의 맛을 강조하게 된 것은 개업 초창기에 겪었던 한 편의 에피소드 때문이다.

창업초기 어느날 그날따라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 주문이 밀리자 기다리던 한 여성고객이 “무슨 호프집이 안주가 이렇게 오래 걸리냐”며 화를 낸 것. 이 사장이 연방 죄송하다며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하는 사이 안주가 나왔고 맛을 본 고객이 “이 정도 맛을 내기 위해 시간이 걸린 것도 모르고 화를 냈다”며 도리어 사과를 했다. 이후 이 여성 고객은 치어스 비산점의 충성고객이 됐다.

이 사장은 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유통 분야에서 8년여를 근무하다 외환위기 당시 명예퇴직 하고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초보 창업의 길이 부담스러워 먼저 치어스 용인 구성점을 지인과 공동투자해 문을 열었다.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가게 일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피로도 많이 쌓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동업이 아닌 독자 점포를 내고 싶은 생각에 현재 자리에 맥주전문점을 내게 됐다.

이 사장이 독자 창업에서도 치어스를 고집한 이유는 맥주전문점인데도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 때문. 치어스 비산점은 부모와 함께 찾은 아이들의 생일파티 장소로도 인기인데 그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인 아들 생각에 생일파티에 특별히 더 신경을 쓴다. 아이들 생일파티를 핑계삼아 엄마들이 모임을 갖는 진풍경도 쉽게 볼 수 있다.

맛에 대한 고집과 함께 매장 운영과 관련해 이 사장은 항상 두 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항상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 현재 이 사장의 치어스 비산점은 한달 평균 48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면서 그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080-445-8888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