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여름·가을 특수 물거품… 北관광사업 타격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여·53)씨가 북한 초병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금강산 관광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현대아산의 대북 관광사업이 치명타를 입게 됐다.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 이래 관광객 억류나 자살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피격 사건은 처음이어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대북 관광사업 계속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어지는 금강산 관광 사건·사고=금강산 관광 시작 이래 각종 사건·사고로 관광이 중단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1999년 6월 관광객 민영미씨가 북한 관리원에게 “빨리 통일이 돼 서로 왕래하면 좋겠다. 탈북자 전철우, 김용씨는 잘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가 억류돼 45일간 관광이 중단됐고, 2003년 4월에는 중국과 동남아 등을 휩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여파로 최장기간인 60여일 동안 관광이 중단됐다. 또 2003년 8월에는 정몽헌 회장의 자살로 인해 1주일간 관광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어 2004년 10월에는 60대 관광객이 계곡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빚어졌고 이듬해 6월에는 관광객 정모(당시 37)씨가 관광 도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지기도 했다. 2005년 12월에는 현대아산 협력업체 직원 정모씨가 승용차로 북한 군인을 치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 정씨가 억류 끝에 40만달러를 내고 45일 만에 귀환하는 일도 벌어졌다. 2006년 2월에는 만물상을 오르던 관광객 오모(당시 57)씨가 숨졌고, 지난해 10월에는 구룡폭포 인근 무룡교에서 와이어가 끊겨 20여명이 추락, 3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사고 처리 및 보상 어떻게 되나=개성 및 금강산 관광의 경우 기본적으로 남북 당국 간에 체류인에 대한 신변보장 합의서가 맺어져 있다. 이번 사건과 같은 형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 합의서에 따라 처리되는데 남북한 당국의 진상조사와 사고원인 규명 등이 이뤄진 후 합의서를 어떻게 적용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보상 문제의 경우 우선 금강산 관광객은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에서 판매하는 남북 간 왕래 여행자 보험을 들도록 돼 있어 최대 1억원까지 보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현대아산 측은 진상조사 등이 이뤄진 후 유족들에 대한 보상에 나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 큰 타격 불가피=정부의 관광 중단 조치에 따라 올해 10년째를 맞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매출과 순익 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관광객 40만명을 목표로 했던 현대아산은 올 상반기에 경기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5000여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19만명을 유치했다. 개성 관광객도 6만명이 다녀가는 등 당초 상반기 목표보다 20% 이상 초과 달성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강산 관광이 개시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모두 194만명이 금강산을 찾았으며 현대아산 측은 8월이나 9월쯤 누적 관광객 2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관광 중단에 따라 당초 목표한 40만명은 물론 지난해 수준인 32만명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해수욕장이 개장되는 7월부터 가을 단풍철인 10월까지가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여서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 이달 말부터 내금강 비로봉을 개방할 예정이었던 당초 계획 역시 물거품이 됐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