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공방’ 쇠고기國調 무산위기

쇠고기 국정조사가 증인·참고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한치 물러섬없이 대립하면서 국정조사 자체의 무산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가 장외에서 정치적으로 서로에게 유리한 자료만 추려내 폭로하면서 전·현직 정부 책임 떠넘기기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국민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서갑원 민주당 수석 부대표는 27일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와 관련해 전화 접촉을 가졌지만 최종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제기한 MBC PD수첩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8일 여야는 국회에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지만, 증인·참고인 채택과 관련한 양당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회의 자체가 또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까지 증인 채택을 위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청문회 일주일전 증인·참고인 채택이 완료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내달 4, 7일 양일간 예정된 청문회는 연기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내달 8일 시작되는 올림픽 기간 중 청문회는 국민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어 민주당은 올림픽 기간 중 청문회 개최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전·현 정부의 책임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27일 정부 대외비 자료를 근거로 “참여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연령제한 없는 전면 수입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시간만 약간 늦추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외교통상부 입수 자료를 근거로 “현 정부가 쇠고기 협상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방침을 정했고 이를 이명박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