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주말 ‘연쇄폭탄 테러’ 피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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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터키와 쿠르드 반군 간의 무력 공방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170여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터키 측은 쿠르드 반군단체인 쿠르드 노동자당(PKK)의 테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테러는 이스탄불 내 근로자 거주지역인 군고렌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첫 번째 폭탄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터졌고, 10분 뒤 40m 떨어진 지점에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첫 번째 폭발 뒤 사람들이 부상자들을 살펴보기 위해 몰려든 시점에서 두 번째 폭탄이 터져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 관리들은 최소 15명이 숨지고, 15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중 15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어 사망자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고 직후 터키 경찰은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사고로 보인다고 밝혔으나 정부 관리들은 테러 조직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야티 야지치 인도 부총리는 “인파가 많이 몰린 곳을 대상으로 하고, 폭탄을 잇달아 터뜨린 수법으로 볼 때 테러 공격임이 분명하다”며 “어느 조직이 연관돼 있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터키 CNN방송은 터키 관리들이 과거 유사한 사례를 들어 쿠르드 반군이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쿠르드 반군의 공격으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쿠르드 노동자당은 쿠르드족의 무장 독립 운동을 이끌고 있다. 쿠르드족의 독립운동은 터키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터키 독립전쟁(1919~1923년)을 통해 동화정책을 추진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전체 쿠르드족의 43%가 거주하는 터키에서는 쿠르드 박해와 동화 정책에 대한 반발과 저항이 심하게 일고 있다.

1984년 양측의 무력 충돌로 수만명의 사상자가 희생되기도 했다. 2006년 쿠르드 반군의 테러로 터키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관광객 12명이 숨졌고, 올 7월9일에는 이스탄불 주재 미국 영사관이 공격당하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올 초 쿠르드 반군이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거점을 옮기자 대규모 공습을 벌여 소탕작전에 나서는 등 이 지역 정세가 악화되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