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살고 싶어요”

“독도에 살면서 일본의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뜻은 이해하지만 현재로선 독도에 거주할 수 없습니다.”

독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경북도가 이러한 전화 답변을 하느라 요즘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독도는 민간인이 정주할 수 없는 여건인데도 불구, 일본의 독도 침탈야욕이 불거진 이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 강화를 위해 독도 거주를 원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경북도와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일본이 중학교 교과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결정 이후 독도로의 주민등록 전입을 묻는 전화가 하루 평균 20여통씩 걸려 오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 맞서 독도에 살면서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일부는 “꼭 살게 해달라”고 생떼를 쓸 정도여서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유일하게 민간인 신분으로 독도에 거주하고 있는 김성도(68)씨 부부 외에는 누구도 살 수 없다’는 게 경북도의 입장이다. 김씨 부부는 지난 1970년부터 서도내 어업인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말 제정된 경북도의회의 ‘독도 거주 민간인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해 연간 1200만원의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다.

당시 도의회는 다른 민간인도 거주하면 이같이 지원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정주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민간인의 추가 전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씨 부부가 살고 있는 어업인 대피소 역시 20명 정도 숙식을 할 수 있으나, 연구팀이나 행사팀에게 제공할 공간으로도 빠듯한 실정어서 최근 경북도가 5억원을 들여 확장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2011년으로 계획된 독도 다가구마을(10가구) 조성사업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김씨 부부 외에 다른 민간인도 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