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주택시장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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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따른 시장침체와 수요 위축으로 악전고투하고있는 주택시장이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한층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준 금리 인상은 담보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요 위축→미분양 확대→주택경기 악화란 악순환으로 이어져 건설업체 연쇄 부도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관련, 경제계는 경기위축을 감안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 금리 인상 후폭풍 = 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7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5.25%로 결정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줄줄이 올랐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41%포인트에서 최대 0.62%포인트까지 치솟았다.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면 연간 이자 부담이 최소 82만원에서 최대 124만원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따라 보유세 등 각종 주택 관련 세금 부담을 견뎌오던 주택 소유자들은 이자부담을 감안해 매각 시점을 한층 앞당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내집마련을 노리고 있던 이들의 매수세도 더욱 위축되고 있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투자자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가계부담도 가중시켜 내집 마련을 꺼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 유동성 확보 ‘비상’ =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급매물 속출은 결국 건설업계의 경영난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분양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위기에 몰린 중소 건설업체는 또 한차례 힘겨운 시기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부은 주택 미분양 확대로 발생한 자금 상환의 어려움이다. 공식집계된 미분양 아파트는 13만가구에 그치고 있지만, 실제는 25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묶여있는 자금은 대략 50조원에 이른다. 여기가 건설업체의 신용평가만 믿고 이뤄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6월말 현재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데다 기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돼 적자가 늘어나 부도 상황에 내몰린 업체들이 다수”라고 우려했다.

◆“금리인상 자제해주세요” = 경제계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성명을 통해 “경기위축국면이 지속되고 있고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서는 시점에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진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상의는 “금리인상이 유동성 축소를 통한 물가상승 억제 효과보다는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켜 투자와 소비의 위축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향후 금리정책 방향은 경기동향과 유가 등 대내외여건의 변화를 감안하면서 투자, 고용, 소비 등 경제활력 진작에 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성명을 내고,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급격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기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중소기업의 96%가 위기라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비용 부담 증가는 경영의욕을 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회는 “중소기업의 경영의욕이 고취될 수 있도록 향후 안정적인 금리운용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재선·정동근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