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치료다

베이징올림픽은 국내 수영사를 새로 쓴 ‘마린보이’ 박태환과 8관왕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등 걸출한 수영스타들을 배출해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스타 모두 처음 수영을 시작한 계기가 건강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박태환 선수는 천식을 이기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펠프스 역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극복하기 위해 수영을 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영은 전신운동으로 신체 활동량을 늘려주고 전신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장점은 물론, 충격이 적은 운동으로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효과에다 심폐지구력까지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 만병통치 수영 = 수영은 몸이 좌우로 균등하게 움직이는 근육운동이다. 몸 전체에 물의 압력과 저항이 고르게 영향을 끼쳐 전신을 균형감 있게 발달하게 해 특히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또 물속에서는 부력이나 저항의 작용을 크게 받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기 위한 관절 부담이 줄어들어 운동으로 인한 부담이 다른 운동에 비해 적은 편이다. 더구나 물의 저항은 많은 운동량을 요구하게 되므로 관절 부상에서 회복중이거나 관절염, 류머티즘, 요통 등이 있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수영은 단순한 스포츠라기보다 의사들이 환자들의 ‘수(水)치료’ 방안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수영은 손과 발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도 부력을 통해 움직일 수 있어 신체장애자의 재활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물속에서는 공기중에 있을 때보다 25배 정도 열을 더 많이 빼앗아가므로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이 발달하게 된다.

수온, 공기, 햇빛 등의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단련시켜 감기 등 질병에 대항하는 능력도 높일 수 있다. 수영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심폐지구력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수영을 하면서 숨을 멈추거나 심호흡을 하게 되어 의도적으로 호흡운동이 이루어지며 수압의 영향으로 횡격막, 흉강, 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호흡근육들이 강해진다”며 “혈관계나 심장 기능도 향상돼 천식,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운동이며 비만, 당뇨병 등의 성인병 예방과 심장계통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 수영은 많은 기술이 필요하므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신의 체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세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인 스트레칭과 체조를 가볍게 해주고, 심장에서 먼 곳부터 물을 적신 후 들어가야 한다. 처음에는 물에서 걷기부터 시작하고 물에 어느 정도 적응되면 자유형의 기본 동작인 다리젓기, 팔젓기, 호흡 동작을 시작하고 반복 연습을 하도록 한다.

익숙해졌다고 무리한 방법을 시도하지 말고 자유형, 배영, 평영 등을 단계적으로 배우도록 한다. 특히 평영은 허리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요통 환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무작정 운동하기보다는 운동 거리와 시간을 1주 내지 2주 단위로 늘리는 것이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수영의 적절한 운동 강도는 숨이 조금 찰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중 일반적으로 30초~1분 정도의 가벼운 휴식이 도움이 되며, 운동시간은 30분~1시간 정도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피곤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한다.

진 교수는 “수영이 균형있는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건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배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수영은 특별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복잡한 동작이 필요 없기 때문에 유아나 노년층도 쉽게 배울 수 있어 남녀노소에게 적당한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 수영도 과도하면 부작용 = 장점이 많은 수영이지만, 자신의 신체 능력을 넘어 무리하게 되면 어깨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 병원 이용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자유형이나 평영 선수 9명 중에 1명꼴로 어깨에 통증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팔이나 손으로 물을 강하게 휘저으면 어깨에 큰 부담을 줘 회전근개에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힘찬병원 부장은 “과도하게 어깨근육을 사용하면 어깨관절의 회전운동을 시켜주는 4가지 근육인 회전근개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수영전에 충분한 준비운동은 필수적이며, 나이에 맞도록 운동량을 정해놓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