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팽팽한 긴장감 속 타결

82일을 끌어온 18대 국회 원구성 협상 마지막 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속에서 협상타결과 결렬 사이를 숨가쁘게 오고갔다.

한나라당은 협상 타결 하루 전날인 18일을 국회 원구성의 마지노선으로 공언하고 이 날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단독 원구성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원구성 협상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두고 벽에 가로막히면서 사실상 한나라당 주도의 단독 원구성이라는 파행이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야가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협상 끝에 가장 쟁점이 되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에서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면서 협상은 가까스로 19일까지 이어지게 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과 창조의 모임 등 3개 교섭단체 지도부가 19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다시 원구성 협상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 기존의 한미 쇠고기 협상에 적용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가축법 개정안이 한미 쇠고기 협상에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원구성 협상은 계속해서 난항을 겪어왔다.

19일 협상에서도 한나라당은 기존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협상은 시작부터 전망이 어두웠다.

여야가 한미 쇠고기 협상에 가축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대신 30개월령 쇠고기 수입에서 국회 심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면서 양자간 협상은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가 여야간 협상안에 대해서 강경하게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구성 타결의 마지막 고비가 찾아오기도 했다.

협상 일보직전까지 갖다 신임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로 협상이 백지화된 지난달 31일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순간이었다.

협상장에서 나온 최인기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특위 위원장은 “홍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사안을 가지고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협상타결의 키를 홍 원내대표에게 넘겼다.

협상장 밖을 가득 메운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홍준표 원내대표가 정부의 반발을 받아들여 협상안을 다시 조정하려할 경우 다시 결렬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부의 반발에 굴하지 않고 과감히 야당과의 협상안을 밀어붙이면서 단숨에 난국을 돌파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7시간여에 걸친 장시간 회의 끝에 최종 협상안에 사인을 하면서 82일간의 국회파행을 끝냈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협상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 여러분들이 양보가 너무 많은 거 아니냐 하는 비판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172석이라는 거대 여당의 힘을 믿고 밀어붙일때 국민들은 떠나간다”며 최종협상안에 대한 의원들의 양해를 당부했다.

양당은 저녁 7시에 본회의를 열고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길고긴 국회 파행을 마무리지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