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갈등 넘어 화해로 탈경계 인문학의 공유

가을을 맞아 국제학술회의가 잇따라 열린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문강좌도 새롭게 출발한다.

우선, 유네스코한국위원회(사무총장 이삼열)와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용덕)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2차 ‘동아시아 역사 화해 국제포럼’이 8, 9일 이틀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다.

지난해 1차 포럼에 이어 개최되는 이번 포럼에서는 ‘기억의 공유와 다원적 보편성’이라는 주제로 공동역사교과서나 지역사를 통한 기억의 공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포럼에는 한·중·일을 비롯, 미국·독일에서 참가한 10명의 연구자들이 발표에 나선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역사연구소 소속으로 중국 일본사학회 회장인 탕충난(湯重南) 교수가 ‘동아시아 역사공동교재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상하이(上海) 화동사범대의 양뱌오(楊彪) 교수가 ‘동아시아 전쟁 기억의 공유’를 발표한다. 일본에서는 사카모토 히로코(坂元ひろ子)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가 ‘동아시아 지역사 서술의 범위, 주체, 관점’을, 사카이 도시키(坂井俊樹) 도쿄(東京)학예대 교수가 ‘재일 코리안과 역사 화해’를 발표한다.

이 밖에도 독일·프랑스 역사공동교과서 자문위원을 지낸 독일의 롤프 비텐브록 자를란트대 교수가 ‘유럽의 역사공동교과서 편찬 경험’을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의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의 가능성과 한계’, 신주백 국민대 연구교수의 ‘동아시아 역사 만들기:역사대화를 통한 기억공유의 가능성 탐색’,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의 ‘다원적 가치와 타자 이해를 위한 역사교육’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화여대 ‘탈경계 인문학 연구단’(단장 오정화)은 4, 5일 이틀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LG 컨벤션홀에서 ‘지구화와 문화적 경계들:탈경계 문화변동 현상의 비판적 재검토’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국내외 학자 20여명이 참가, ‘지구화’의 구체적 현상들을 분석한다. 이주, 다문화주의, 민족정체성, 여성주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구화가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오 단장은 “정보·자본·노동의 흐름이 대규모로 교환, 재편되고 있는 현장들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할 예정”이라며 “특히 한국과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 분야의 탈경계적 현상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한국학술진흥재단(이사장 허상만)의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가 지난달 30일부터 새 강좌를 열었다.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이 강좌는 열번째 시리즈로 김영식 서울대 교수의 ‘인문학과 과학’ 강연이 시작됐다.

1년에 걸친 대장정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는 김 교수의 강좌는 6일 ‘서양 학문 전통 속의 과학과 인문학’, 20일 ‘동아시아 유가 전통과 과학’, 27일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의 순으로 진행되며 내달 4일 ‘종합토론’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김 교수는 “이번 강연은 ‘과학 기술시대’로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인문학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청중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술진흥재단은 김 교수의 강좌를 끝으로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 제1기를 종료하고, 내달 18일부터 제2기 인문강좌를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