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지은 가게이름’ 성공의 첫 단추

잘 지은 브랜드가 중요한 기업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브랜드 네이밍’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제품을 출시하기 전 네이밍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도 비례해 늘어나고 있다.

창업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고객들의 머릿속에 쉽게 기억되는 브랜드를 가진 점포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브랜드는 상품을 소비자의 머릿속에 인지시키고 이에 대한 태도나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쉽게 기억하고 호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름 들으면 제품이 떠올라 = 다양한 브랜드 네이밍 방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판매하는 제품을 반영한 경우다. 하지만 창업 시장 대부분이 하나의 상품만 판매하는 경우가 드물어 2~3가지 의미를 함축한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목격된다.

퓨전요리주점인 ‘오뎅사께’(www.odengok.co.kr)는 주력 상품인 어묵(오뎅)과 일본식 청주(사케)를 하나로 묶어 네이밍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음식들을 파는지 쉽게 알 수 있어 2004년 11월 1호점 오픈과 함께 소위 ‘오뎅바’를 유행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2∼3년 전부터는 비슷한 업종의 가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본 메뉴인 어묵과 일본식 청주는 유지하면서 다양한 세계 유명 요리를 퓨전화했다.

‘쌈샤브조치’(http://ssamshabujochi.co.kr) 역시 ‘샤부샤부를 쌈에 싸먹는다’는 뜻을 담아 쉽게 고객들이 점포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좋은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미의 ‘조치(좋지)’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의 속성과 고객 만족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함께 담았다.

◆ 회사 추구 이념을 이름에 = 프랜차이즈 회사가 추구하는 기업 이념이나 방향을 브랜드에 담는 것도 주요한 네이밍 방법이다. 유아도서판매 전문점인 ‘키즈킹콩’(www.kidskingkong.co.kr)은 아이들을 킹콩처럼 크게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되겠다는 기업 이념을 브랜드에 담았다. 이를 위해 각 가맹점들은 단순히 교육용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공간 등을 갖춰 점포를 찾은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교육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피부미용전문점인 ‘피부천사’(www.skinangels.co.kr) 역시 ‘소비자의 피부를 천사처럼 만든다’ 또는 ‘소비자의 피부를 지키는 천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쉽게 기억되도록 했다. 특정 소비층이 아닌 모든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4000원대 기본팩에서 6만원대 패키지 상품까지 다양한 피부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자체 개발한 고품격 화장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펀(Fun)’ 네이밍도 인기 = 지난 2000년 이후 브랜드 네이밍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있고 이색적인 브랜드는 고객 접근성이 용이하다. 한번 들어도 쉽게 기억되며 웃음을 유발해 친근감을 높일 수 있어 특히 젊은층을 겨냥한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특징과 함께 재미를 담으려는 노력이 더욱 거세다.

‘장발장 빵 훔쳐간 집’(www.inbmania.co.kr)은 국제 제빵 경연대회에서 3회(1997, 1999, 2001년) 연속 수상한 ㈜제이앤비마니아가 2001년 내놓은 브랜드다. 수작업으로 제품을 매일 생산해 맛과 신선도가 뛰어나다. 이같은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소설 ‘장발장’에서 모티브를 인용해 젊은층 고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졸라빨라PC방’은 PC방의 특징을 브랜드 네임에 그대로 사용했다. 10대와 20대가 주고객인 PC방 특성을 반영해 그들의 언어 중 간결하면서도 강한 단어를 선택한 것. 이같은 독특한 브랜드 네임 때문에 각 점포에는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으로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적지 않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