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에 자전거 둘 필요 없어요”

아파트에 자전거 주차장이 따로 생긴다. 복도 난간에 자전거를 매달아 계단 이용시 불편을 주거나 1층 화단에 자전거를 방치하는 볼썽 사나운 모습은 이제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는 28일 전국 최초로 주거용 건축물에 자전거 주차장을 조성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는 앞으로 다가구 주택 및 공동주택(아파트)을 신축할 때 제출하는 허가취득용 설계도면에 자전거 주차장의 위치와 대수를 표시하도록 명시했다. 또 주택 사용승인을 신청할 때에도 설치된 현장사진과 위치도를 첨부하도록 해 주차장 설치를 2중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구는 올 상반기 구내 신축 허가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건물중 다세대·다가구 비율이 89%에 달하는데다, 피로티 구조(건물을 기둥으로 지상에서 들어올려 공간을 만드는 건축기법)가 94%를 차지해 조성공간 확보 면에서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정책을 입안했다. 구는 최소한 가구당 1대 이상의 자전거 주차장 설치를 권장하면서 향후 이같은 내용의 관련법령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현기 송파구 건축과장은 “전철역, 공원, 노면주차장 등 야외 자전거 보관대는 많이 있지만 정작 아파트 안에 자전거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자전거를 타라고 무조건 권할 게 아니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