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對러 강경 가속화

러시아와의 전쟁 후폭풍이 그루지야에 불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지난 8월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정부 개편의 일환으로 라도 구르게니드제 그루지야 총리를 전격 해임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총리 해임은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강경 러시아 노선과 국면 전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구르게니드제 전 총리는 친서방 성향의 은행가 출신으로 2007년 11월 해외 투자 증대와 경제 성장을 위해 총리에 임명됐었다. 특히 서방 투자자들을 그루지야에 끌어들이는 데 앞장서 주목받았다.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그루지야 재건 회의에서도 45억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구르게니드제 전 총리의 후임으로 그리골 므갈로블리슈빌리 터키 대사를 임명했다. 므갈로블리슈빌리 터키 대사는 4년 동안 터키 대사를 지냈을 뿐 정계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총리 해임을 시작으로 곧 새로운 내각 구성을 의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그는 “현 내각이 군사적 위기에 잘 대처했기 때문에 급진적인 정부 개편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새로운 내각의 필수적인 임무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위협하는 러시아에 맞서는 것”이라고 강조해 새로운 내각은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러시아 노선과 일치하는 인물들로 구성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세계 금융 위기까지 겹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사회 기반 시설 확충 사업과 주요 교통로 건설 사업 등이 중단됐다. 특히 전쟁 이후 러시아의 무역 중지 조치로 그루지야의 핵심 수출 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