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적고 수익 짭짤~ ‘위탁 창업’으로 불황 뚫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등 재테크 수단들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창업시장 역시 불황의 여파가 미치고 있지만 재테크 개념의 창업 형태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재테크를 위한 창업의 대표적인 형태는 투자창업. 일명 위탁창업이라고도 불린다. 투자창업은 창업자가 창업비용을 투자하고 운영은 가맹본사가 하는 형태와 창업자와 가맹본사가 공동 투자하는 형태, 여러 창업자들이 공동투자하고 가맹본사나 제3의 인물이 운영하는 형태 등으로 이뤄진다. 창업자가 점포 운영에 매달리지 않아 자신의 일을 계속 보면서도 일정한 고정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수익배분 방식은 가맹본사나 계약 여부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매달 정해진 고정 금액을 가져갈 수도 있고 월 매출을 가맹본사나 운영자가 일정 비율로 나누기도 한다.

◆ 실패 위험 줄이는 공동창업

세계맥주전문점 ‘와바’는 공동 투자창업이라는 새로운 창업 패러다임을 제시해 현재 전국 18개 매장을 이같은 방식으로 운영중이다. 공동창업은 소자본 창업시장의 경쟁 심화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투자를 통해 생산비를 최대한 줄이고 수익규모를 키우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대부분 330㎡(100평) 이상 대형 매장 규모다.

2005년 9월 문을 연 와바 서울 도곡점은 모두 6명의 창업자들이 공동투자했다. 중소기업 임원과 물류회사 직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투자자들이 5000만∼1억원씩 투자해 5억원짜리 매장의 공동 주인이 됐다. 투자자들의 지분은 모두 60%이고, 나머지는 와바 본사가 가지고 있다. 40% 지분을 가진 본사는 경영노하우와 기술력을 제공한다.

운영은 전문 인력이 담당하고 투자자는 자신의 지분만큼 월 수익금을 배분받으면서 정기모임을 통해 경영현황을 파악한다. 식자재 입고, 일일 고객 수, 객단가, 매출 등 모든 재무사항은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에 입력돼 투자자는 어느 곳에서든지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활용해 매장 운영을 살필 수 있다.

주점 특성상 90% 이상이 카드 매출이라 매출 상황도 투명하다. 투자자들과 매니저는 한달에 한번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매장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도곡점 투자자들은 오픈 이후 월 4% 안팎의 비교적 높은 수익을 배분받고 있다. 연 수익률로 따지면 은행 이율의 6배가 넘는다. 이효복 와바 대표는 “단독으로 창업하기 힘든 대형 매장을 여러명이 투자하면 리스크도 줄이고 안정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초보자도 손쉽게 ‘위탁창업’

콩나물국밥전문점 ‘완산골명가’나 피부관리전문점 ‘피부천사’ 등은 위탁직영점제나 위탁운영 등으로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위탁직영점은 창업자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가맹점주가 투자하고 약정기간 동안 본사가 운영을 맡아 수익을 나누는 형태의 직영점을 말한다.

완산골명가의 수익금 지급은 수익보장제와 순수 러닝 개런티제로 나뉜다. 수익보장제는 매출과 관계없이 매달 일정 금액의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런닝 개런티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지급한다. 집에서도 웹카메라를 통해 매장을 수시 확인할 수 있어 투잡(two-job)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피부천사는 창업자가 매장을 열면 가맹본부가 운영을 책임지는 형태다. 수익배분은 월 매출을 일정 비율로 나눈다. 위탁직영점제나 위탁운영은 본사의 전문적인 운영과 안정적 수익률이라는 두 가지 장점으로 가계운영에 서툰 초보창업자 및 주부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시간이 허락될 경우 매장을 방문해 운영에 대해 배울 수도 있다.

안정훈 창업경영연구소 상무는 “위탁운영은 창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가맹본부에는 직영점 운영에 따른 다양한 전략 실행 등이 가능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