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메뉴… 고급화… 분식 전문점 ‘맛있는 진화’

경기불황으로 외식업 등 창업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분식업이 예비 창업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분식전문점은 그동안 저비용 생계형 창업 아이템으로 알려져 왔다. 특별한 요리 기술도 필요치 않고 무점포 형태 창업도 가능해 누구나 쉽게 뛰어드는 아이템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대형 김밥전문점 등이 출현하면서 분식 역시 전문화, 기업화되는 추세다. 김밥이나 한식 외에 돈가스, 스파게티, 주먹밥 등 메뉴가 다양해지고 인테리어 등도 고급화되면서 분식시장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분식도 이제 전문화시대 = 분식전문점 창업은 과다 경쟁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 메뉴 다각화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 등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그러나 전문성을 갖춘 프랜차이즈 분식 브랜드들이 최근 잇따라 론칭하면서 분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만두전문점 ‘명인만두’(www.mi-mandoo.co.kr)의 경우 1976년 부산에서 수제만두전문점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후 2대에 걸쳐 전통과 노하우를 쌓아오다 2003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만두 관련 특허만 4개에 달할 정도로 차별화된 맛을 자랑하는 명인만두는 특히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100% 손으로 직접 만두를 빚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장에서 만두소를 비롯해 만두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위생적으로 생산하고 당일 냉장배송해 신선도를 높였다. 만두소에 들어가는 재료는 100% 국내산 콩을 곱게 갈아 만든 두부와 국내산 배추, 파 등을 사용하고, 만두피에도 흑미, 단호박 등 재료를 첨가해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볶이전문점을 표방한 ‘디델리’(http://d-deli.co.kr)는 김밥이나 라면 등에 비해 보조 메뉴로 취급받던 라볶이를 주메뉴로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과 떡볶이떡, 감자수제비, 오뎅, 삶은 계란 등 다양한 라볶이 재료가 어우러져 10대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 역시 주고객층인 10대 및 20대 여성들의 취향에 맞도록 세련된 카페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쌀떡볶이전문점 ‘해피궁’(www.happygoong.co.kr)은 100% 국산쌀로 만든 쌀떡볶이를 주메뉴로 하고 있다. 고추장이 아닌 고춧가루를 사용해 맛이 깔끔하다는 평이다. 마늘간장떡볶이나 꿀떡볶이 등 꾸준히 새로운 떡볶이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오뎅과 잡채, 핫도그 등 부메뉴 등을 추가해 론칭 6개월만에 전국 50개 가맹점이 출점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퓨전 분식 여전히 인기 = 분식전문점 ‘마쪼’(www.mazzo.co.kr)는 분식의 퓨전화와 고급화 등을 통해 충성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마쪼의 메뉴는 일반 분식전문점에서 찾기 힘든 쌀국수를 갖추는 등 한국은 물론 일본과 베트남 등의 분식을 결합했다. 본사에서 반가공 상태로 제품을 공급해 특별한 조리기술 없이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마쪼의 또다른 인기비결은 브랜드 론칭 당시부터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반영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재료로 맛을 낸 것. 고객은 우리집을 찾은 귀한 손님이라는 생각에 파와 양파, 가다랭이포(가쓰오부시) 등을 사용해 맛을 내고 있다.

안정훈 창업경영연구소 상무는 “불황기에 오히려 분식전문점에 대한 예비창업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업체들도 브랜드 홍보를 비롯해 메뉴 전문화, 인테리어 재구성 등을 앞다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