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족을 공략하라”

몇 년 전부터 밤을 잊은 올빼미족과 새벽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아침형 직장인 등이 부쩍 늘면서 24시간 매장 운영이 불황기 외식업계의 매출 증대 전략으로 새삼 각광받고 있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밤중이나 새벽 시간대에 운동 및 취미활동을 즐기고 학원을 다니는 고객들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통업계로 영업시간을 늦추거나 일요일을 제외한 24시간 운영전략 등을 펼치고 있다. 외식업계도 감자탕전문점을 비롯해 국밥전문점, 분식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에서 24시간 운영 전략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패스트푸드점은 대부분 24시간 영업 = 외식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24시간 운영을 통한 고객 확보 및 매출증대에 성공한 분야로는 다름아닌 패스트푸드점이 손꼽힌다. 2005년 4월 업계 처음으로 24시간 운영을 시작한 맥도날드는 현재 232개 매장 가운데 70.3%에 달하는 163개 매장이 24시간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매장들은 현재 입주한 건물의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24시간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시간 운영을 실시한 이후 맥도날드는 2005년 전년 대비 7% 매출 신장을 기록한데 이어 2006년 10%, 2007년 16% 등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7년 2월부터는 베이컨 에그 맥머핀 등 7가지 맥모닝 아침 메뉴가 출시돼 오전 4시부터 11시까지 판매되고 있다.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일찍 집에서 나와 늦게까지 활동하는 방식으로 변화함에 따라 24시간 운영을 실시한 결과 좋은 반응을 나타내 점점 24시간 매장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리아’ 역시 2006년 11월부터 24시간 운영 점포가 생겨나기 시작해 현재 750개 점포 가운데 57개 점포가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다. 1층과 2층이 함께 있는 매장의 경우 불필요한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야간에는 1층만 운영하고 있다. 야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에 달해 기존 매장 3∼4개를 24시간 운영하는 것이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가맹점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어 직영점 위주로 시작했으나 성과가 좋아 기존 매장을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하는데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분식점도 24시간 운영 시대=패스트푸드점에 이어 일반적인 분식전문점도 인력 관리 등의 어려움에도 24시간 운영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김밥전문점 ‘김가네김밥’은 현재 380개 가맹점 가운데 10% 정도의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 유흥가나 병원 등 심야시간대 고객 유입이 용이한 상권에 위치한 매장이 대부분으로 일반 매장에 비해 평균 30% 정도 매출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가네김밥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과 달리 다양한 메뉴를 준비해야 하는 분식전문점의 경우 인력의존도가 높아 24시간 운영이 어렵지만 가맹점주의 자율판단에 따라 24시간 운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전분식전문점 ‘마쪼’의 경우 가맹점 개설 조건 가운데 24시간 운영을 집어 넣어 각 가맹점의 24시간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마쪼는 모든 메뉴를 원팩시스템화해 분식전문점의 단점인 인력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마쪼 측은 “20대 젊은층을 위한 분식전문점이라는 슬로건에 맞추기 위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도록 24시간 운영을 필수요건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메뉴의 수와 인력 의존도 등을 감안한 24시간 운영 전략을 채택한다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매출증대 등에 효과적일 수 있다”며 “올빼미족 등 소위 24시간족이 증가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24시간 운영 전략을 채택한 매장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