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차별화’… 불황 고개 넘는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창업시장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뚝 끊긴 손님들의 발길에 상당수 점포가 적자만 발생하지 않아도 다행으로 여길 정도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하고 차별화된 시도를 통해 불황을 이기고 연말 특수를 누리는 매장들이 눈에 띈다. 흥미있는 이벤트와 서비스 제공, 종업원과의 신뢰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는 매장들을 찾아본다.

◆불황에는 단골고객이 효자 = 맥주전문점 ‘와바’(www.wabar.co.kr) 종로관철점은 불황에도 단골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골고객을 사로잡는 종로관철점의 성공 전략은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펀(fun)’ 마케팅이다. 종로관철점 매장 내에 들어서면 종업원과 고객들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긴 고객의 테이블에서는 환성이 터지는 데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서비스 메뉴나 선물이 제공되기 때문.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는 축가와 폭죽뿐만 아니라 서비스 메뉴도 제공된다. 지난 10월22일부터 11월말까지는 불황 때문에 가벼워진 단골고객들의 지갑 사장을 감안해 케이준치킨샐러드 무료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염선미(48) 종로관철점 사장은 경기침체에 위축된 고객들이 자신의 매장에서만큼은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새로운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지면서 주변 다른 상가들이 불황에 울상을 짓는 와중에도 종로관철점은 매달 1000만원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밝은 매장 분위기가 고객 끌어 = 분식전문점 ‘마쪼’(www.mazzo.co.kr) 목동점은 종업원들과의 유대감을 높여 매장 분위기를 밝게 유지함으로써 고객몰이에 성공했다. 가족 고객들과 청소년들이 많은 점포의 위치적 특성상 목동점의 신혜정(36) 사장은 매장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인테리어도 기존 분식전문점과 차별화했지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종업원들의 친절. 그는 종업원을 뽑을 때도 친절 여부에 중점을 뒀다. 이와 함께 종업원들이 자기 매장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시간대별로 일하는 시간을 나눈 다음에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직원들의 신뢰는 곧바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매장 분위기도 덩달아 밝아졌다. 현재 목동점은 인근 분식전문점에 비해 훨씬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점심 때는 인근 오피스가의 직장인들로 매장이 붐비고 저녁에는 10대 청소년, 주말이면 가족 고객이 즐겨 찾는다. 작은 친절이 불황에도 고객 발길을 붙잡고 있는 셈이다.

◆공동창업으로 불황 위험 줄여 = 치킨전문점 ‘사바사바치킨’(www.sabasaba.co.kr) 병점점은 공동창업으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매장이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박배균(37) 사장과 이정교(40) 사장이 창업에 뛰어든 것은 1년여 전이다. 두 사람은 업무도 주방과 홀을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점포를 시작한 이후 두 사람은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모색했고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가 병점점의 성공요인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고객이 찾기 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다. 박 사장은 “고객이 부르기 전 찾아가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피고 서비스 메뉴 제공 등도 재량껏 하도록 했더니 고객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매장 내에 들어온 고객이 나갈 때 웃으며 나갈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전략이 불황을 이겨내는 비결이자 경쟁력인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라 = 맥주전문점 ‘비어캐빈’(www.harrykorea.co.kr) 방이사거리점은 고객의 입장에서 느꼈던 불편한 점과 희망사항 등을 매장 운영에 반영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선재 사장은 “내가 고객 입장에 서 보니 메뉴 가격이나 품질도 중요하지만 매장 분위기나 종업원들의 서비스가 중요한 선택 요인이었다”며 “친절함과 미소, 푸짐한 양 등 종업원들의 서비스 향상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장 오픈 전 종업원과의 미팅을 통해 고객 접대 요령, 서비스 개선 문제 등을 논의하고 여기서 나온 제안은 그날 그날 매장 운영에 반영토록 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