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여파로 부익부 빈익빈 ‘뚜렷’

◆ 무더위·올림픽에 생맥주전문점 선전 = 올해 초에는 정권교체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전국을 휩쓸면서 외식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치킨전문점은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닭갈비전문점이나 오리고기전문점 등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여름 들어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외식시장에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며 생맥주전문점이 인기를 누렸다. 상반기 AI로 어려운 나날을 보냈던 치킨전문점들도 메뉴 다양화와 신메뉴 개발 등으로 생맥주전문점의 호황에 편승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오븐구이와 베이크용 파우더를 입혀 전기에 구운 베이크치킨 등이 인기를 끌었다.

◆ 먹을거리 불안감에 원산지 표시 확대 = 잦은 식품 안전 사고로 인한 불안감은 원산지 표시 확대 시행을 불러왔다. 올 상반기부터 대형매장에 한해 쇠고기와 김치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시작됐고 22일부터는 100㎡ 이하의 모든 매장으로까지 확대됐다.

이와 함께 원산지 표시 항목에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이 추가됐다. 식품 안전 문제가 대두되면서 외식업계는 기존의 중국산이나 미국산 재료 대신 국내산 및 호주산 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에 나섰다.

여성 관련 아이템도 선전한 한 해였다. 웰빙을 표방하며 여성 고객을 공략한 ‘동남아빵’ 아이템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와인전문점과 에스닉푸드전문점, 기능성화장품전문점 등도 여성층을 공략하면서 비교적 선전했다.

◆ 프랜차이즈 시장 양극화 = 개정된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난 8월부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이 의무화됐다. 정보공개서제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영실적을 알 수 있는 재무제표와 가맹점 개설 및 해지율, 창업부담비용 등 내용을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해 법 개정 당시부터 ‘올바른 가맹사업 활성화’와 ‘지나친 규제’라는 의견이 대립, 정보공개서 등록과 의무 제공이 논란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정보공개서 등록을 통해 프랜차이즈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2009년은 차별화 및 실속 아이템 강세 예상 = 내년 창업시장에서는 메뉴를 비롯해 인테리어와 마케팅 등에서 차별화되고, 불황을 견딜 수 있는 실속 있는 아이템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의 소비 심리도 적정 가격에 고품질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이 같은 소비 형태에 맞춘 카테고리 킬러 아이템의 약진이 점쳐지고 있다.

또 경기 불안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오감마케팅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예상되면서 예비창업자들도 모험적인 창업보다 안전한 업종 중심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불안감으로 실제 창업에 나서지 않는 창업 대기 수요자도 넘쳐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창업시장의 또 다른 변수는 업종 전환, 즉 리모델링 창업이다. 정부가 지원책의 하나로 업종 전환이나 폐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업종 전환이 어느 해보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식업의 경우 대형화, 고급화 추세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기술력이나 상품력, 차별화를 바탕으로 한 아이템의 약진이 예상되며 여성과 아동 관련 아이템은 꾸준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