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東>‘헤즈볼라·이란 개입’ 최악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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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강행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태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이 개입할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헤즈볼라와 이란까지 개입하게 되면 이번 사태는 사실상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것이어서 국제사회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마스의 휴전제안설이 나오고 있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일부터 이틀간 중동 순방을 통해 과연 양측간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헤즈볼라·이란 개입 임박설 =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이 가자에 진입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기로 이란과 합의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최근 사에드 잘릴리 이란 국가안보 최고위원회 위원장이 가자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시리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공격을 감행하기로 헤즈볼라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2주 전 레바논군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근처 나쿠라 마을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설치된 카추샤 로켓 8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앞두고 지난주 자신의 군대에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 3일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돌입 직후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들어온 이스라엘 지상군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국방부도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카츄샤 로켓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북부가 조용하기를 바라지만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에 헤즈볼라가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레바논 선거를 수개월 앞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파울 살렘 소장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두번째 전쟁 부담을 지지 않으려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사르코지 중재 성공할까 =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6일 중동지역 순방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평화 중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르코지는 이번 순방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미셸 술레이만 레바논 대통령 등과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사르코지는 중동순방에 앞서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등과 잇따라 전화 회담을 하고 가자지구 휴전 중재안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반면 아랍권에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가자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워싱턴 정가는 이번 사태가 오바마의 취임식 이전에 벌어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이며 오바마 취임식 즈음에는 전쟁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