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커스> 왜 학습만화 열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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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학습만화 ‘Why?’(예림당)시리즈가 최근 2000만부를 돌파하면서, 어린이 학습만화의 폭발적인 위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Why?’는 엄지와 꼼지라는 초등학생 캐릭터를 등장시켜 과학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게 꾸민 과학 만화 시리즈. 3년간의 준비끝에 2003년 1차분 3권을 내놓은 뒤 최근 50권으로 완간됐다. 어린이 출판편집자들 사이에서도 과학지식을 잘 정리해 놓은 책으로 평가받은 이 시리즈는 2007년 1000만권을 돌파했고, 아이들의 거센 입소문에 힘입어 최근 2000만부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Why?’까지 =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학습만화의 위력을 보여준 첫 사례는 2000년에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전 20권·가나)였다. 서구 문화의 뿌리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린이 만화로 만든 시리즈로 첫 권부터 엄청난 반응을 얻으며 2004년 1000만부를 돌파했고, 최근까지 2000만부 가까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2004년 초대형 베스트셀러 ‘마법천자문’(아울북)이 나왔다.

손오공의 한자마법 모험을 통해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금까지 1000만부 이상 팔렸다. ‘Why?’까지 포함한 초대형 삼총사 외에도 역사, 영어, 수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만화가 쏟아지고 있으며, 수만부 혹은 수백만부짜리 베스트셀러가 여러 권 버티고 있다.

◆ 한국적 문화상품 = 학습만화는 독특한 한국적 문화 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먼저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만화를 하급 문화로 취급한 결과,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만화에 익숙하게 자랐지만 정작 그 또래 아이들이 볼 만한 만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만화책에 열광했다. 교육, 그것도 독특하게 과목별 학습이 강조되는 조기 교육붐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여기에 부모가 된 386세대들이 자녀에게 책을 사주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우리 어린이 책 시장이 1990년대 말 포화상태가 이르렀을 때 출판사들이 학습만화를 새로운 출구로 시험한 것도 요인이 됐다.

몇차례 시도에 아이들은 무조건 좋아하고, 부모들이 흔쾌히 지갑을 연다는 것이 증명되자 출판사들은 오랜 시간,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해 학습만화를 기획,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습만화는 국내 시장은 물론 이와 유사한 학습 만화가 많지 않은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 서구에서까지 좋은 반응을 얻으며, 활발하게 저작권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