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에 열받지 말고 상사를 움직여라

‘아, 나는 정말 상사 운이 없어.’

이렇게 생각하는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새로운 회사에 취직했을 때 또는 새로운 부서로 옮겼을 때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상사는 자신이 바랐던 ‘상사의 상’과는 전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떻게 만났든지 간에 직속 상사와의 관계를 잘 풀지 못하면 직장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으로 급전직하한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느끼는 애로 사항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이며, 그 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는 끊으려고 해야 끊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다. 그렇다면 상사에게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자신의 의도대로 상사를 움직이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출간된 ‘상사 매니지먼트’(은행나무·사진)의 저자 무라야마 노보루(村山昇) 일본 ‘커리어 포트레이트 컨설팅’ 대표는 상사를 움직이는 7가지 메인 키워드를 제시한다. 저자는 “상사를 소홀히 여기는 태도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업신여기는 것과 같다”며 “눈앞에 있는 상사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문제는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한다. 그의 조언을 따라 바람직한 ‘상사 매니지먼트’의 핵심 키워드를 알아보자.

1. 마인드 리셋(Mind Reset), 지금까지의 상사에 대한 생각을 바꿔라

부하 직원은 상사인 그 ‘사람’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그 ‘직책’을 모신다는 발상을 해야 한다. 자신이 일할 때 상사가 가진 권한이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면, 얼마나 일이 편해지고, 성과물의 폭이 넓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 상사의 단점에 집중하기보다 상사의 권한과 기능을 이끌어 내려면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상사를 대해야 한다.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상사의 성격 파탄쯤은 너그럽게 보아 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

2. 상사도 인간, 이해하고 받아들여라

상사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다. 부하 직원과 마찬가지로 날마다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고, 헤매면서 일하고 있다. 상사에게도 자신 위의 상사가 있게 마련이고, 그 또한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상사도 부하를 필요로 하고, 부하에게 화를 내긴 해도 후회하는 일이 많다. 부하인 당신이 먼저 너그러운 눈으로 상사를 바라보라. 상사에게 얼마만큼의 연민이라도 느껴진다면 아주 훌륭하게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3. 열린 질문, 자신을 표현하라

유능한 부하 직원은 상사에게 의사 결정을 물어볼 때 무방비 상태로 가지 않는다. 분석한 데이터, 구체적인 선택 방안, 사전 시나리오 등을 준비한다. 상사가 의사 결정을 하기 쉽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좀 더 현명한 부하는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를 대충 결정한 다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사가 그것을 고르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신의 독창적인 제안을 덧붙여 상사가 기대하는 그 이상을 보여 준다.

4. 상하 아닌 공생관계, 신뢰와 공감을 얻어라

업무를 수행하는 기본적인 기술을 가지고 항상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면서 상사가 하나를 이야기하면 둘을 이해하고, 솔선해서 행동하는 부하 직원도 있다. 게다가 그가 상사와 목적을 공유하고 진척 상황을 확인해 가는 습관을 가진 부하라면 최고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 이 경우 상사는 부하의 능력을 신뢰함과 더불어 인간 자체를 신뢰하게 된다. 상사에게 알랑거리거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다. 다만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보이며 상사의 일에 협조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5. 세이프티 네트(Safety Net), ‘장’과 ‘인맥’을 만들어라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양자 간에 닫힌 관계로 가두면 아무래도 능력 차이나 인간성에 집중하기 쉬워지며 이에 따라 감정적인 지배가 강해질 수 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지내려고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애증 어린 감정에 휘둘리게 마련이다.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두 사람 간의 선만으로 한정 짓지 않고 다른 사원을 포함시켜라. 다른 사원이 때로는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지원이나 응원을 한다면 상사도 감정적으로 경솔한 발언을 자제할 것이다.

6. 부러지기 전에 휘어지기, 스트레스와 공생하라

현대 비즈니스 사회에서 업무상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스트레스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고 사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와 공존하는 법을 모색해 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쌓아 두지 않으려면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담백하게 마음을 먹자. 스트레스 가득한 비즈니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이다.

7. 강한 마음의 에너지, 원대한 목적을 가져라

꿈이나 이상과 같은 목적이 없다면 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인생을 보내는 것은 소모전을 각오해야 한다. 왜냐하면 마이너스의 힘에 대해서 미는 힘 하나만으로는 경사면에 계속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목적을 자신의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면 거기에서 ‘정열’이라는, 끌어당기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보다 원대한 목적을 가짐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강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