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앤 조이>[AM7]“생각보다 한복 잘 어울려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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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펼쳐온 배우 엄지원(32)이 데뷔 이후 첫 시대극에 나섰다.

엄지원은 구한말 조선을 배경으로 한 추리극 ‘그림자 살인’(감독 박대민·4월2일 개봉)에서 사설탐정, 열혈 의사와 함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여성 발명가 순덕을 연기했다. 황정민이 탐정 홍진호 역을 맡았으며, 류덕환이 의사 광수로, 오달수가 종로서 순사부장 고영달로 나온다.

엄지원은 26일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시대극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생각보다는 한복이 잘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배우들은 개화기 시대의 양복을 입고 나오지만 저 혼자 한복을 입고 조선시대 느낌을 내기 때문에 대사톤에 신경썼어요. 톤을 낮게 잡으면 연기가 가라앉고, 너무 뜨면 대사가 튀더라고요.”

순덕은 왕족이었지만 몰락해 사대부 집안으로 시집온 여성으로 이중생활을 즐긴다. 그는 “집에서는 조신한 사대부 여자지만 밖에 나와서는 하고 싶은 것을 몰래한다”며 순덕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 당시로는 드물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진 여성이에요. 오래전부터 진호와 인연을 맺죠. 순덕이 왕가의 딸로 있을 때 진호가 호위 군인이었거든요. 그러다 진호가 사설탐정이 되고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함께 실마리를 풀어가는 역할이에요. 낮에는 발명을 하죠. 그렇다고 밤에 팜므파탈이 되는 건 아니예요.(웃음)”

영화에는 순덕이 국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엄지원은 이 신을 위해 한 달간 국궁을 배우는 열의를 보였다.

“열심히 국궁을 배운 끝에 이 장면을 촬영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에는 겨우 1초 나오는 장면이어서 아쉬웠어요. ‘나는 참 쉽게 가는 것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객이 그 장면을 기억해준다면 저는 만족해요.”

이날 함께 자리한 류덕환이 엄지원에 대해 “누나는 처음부터 편했다”고 하자 그는 “내가 만만했다는 의미일거다(웃음)”라며 동료 배우들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촬영 전부터 연극 리허설처럼 많이 해서 빨리 친해졌어요.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연기한 것은 좋은 경험이고 신선한 자극이에요. 이번 작품 전부터 황정민 선배나 류덕환씨 두 사람 다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를 통해 만나게 돼서 행복했어요. 하지만 친해지면서 둘에 대한 환상이 깨졌어요(웃음).”

엄지원은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걸 만큼 열심히 일했다”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촬영, 컴퓨터그래픽, 음악까지 매우 만족스럽게 나왔어요. 촬영하고 후반작업 거치면서 매 순간이 기억나요. 촬영 내내 날씨가 좋아서 피크닉 간 것처럼 시원한 맥주를 마셨던 것도 기억에 남지만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스태프, 좋은 배우들과 함께했다는 거예요.”

김구철기자 kckim@munhwa.com